국민의힘 내 일부 대선 주자들이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반대하며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대선 1차 예비경선 첫 일정부터 파행 위기에 놓였다.
홍준표·유승민·하태경·안상수·박찬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당 대선 선거관리위원회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한 경선준비위원회의 원안을 확정하지 않으면 5일로 예정된 '공정경선서약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4일 밤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 위원장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경선룰 뒤집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며 "윤석열 후보 등은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핑계를 대지만 정당과 후보를 분리하여 선택하는 것은 '역선택'이 아니라 '교차투표'"라고 주장했다.
이어 "3일 열린 당 선관위 회의에서 6명의 선관위원들이 역선택 방지조항에 반대한 만큼 당헌당규상 부결임에도, 5일 다시 표결을 하겠다는 위원장의 태도는 불공정을 넘어 당 근간을 위협한다"면서 "절대적 중립을 지켜야 할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특정 후보의 입장을 대변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후보를 찍을 단 한 표가 소중한 선거"라며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에 후보자 간담회와 공정 경선 서약식을 연 후 선관위원들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을지를 결론 낼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선 주자들이 단체로 불참을 선언하며 일정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찬성 입장이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최 전 원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캠프 역시 역선택 방지를 주장한 바 있으나 정해진 룰을 바꾸는 것이 저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처음부터 당이 정하는 대로 하기로 하고 들어왔다"며 "그간 혼란을 드린 점 죄송하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다만 당 행사 보이콧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역선택의 문제점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려고 당의 공식행사를 보이콧하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라고 꼬집었다.
최 전 원장이 입장을 바꾸면서 역선택 방지에 찬성하는 국민의힘 주요 대선 주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만 남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두고 후보들이 갈등하는 상황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공식입장은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이라며 후보 간 공방이 곧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언뜻 보면 홍준표·유승민 후보와 나머지, 그리고 최재형·윤석열 후보의 대립처럼 비춰지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선관위가 판단을 내리면 후보들은 따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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