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도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 공급계약 체결

옵션 행사 시 최대 6000만 회분 물량..."2000만 회분 추가 계약도 진행"

한국 정부가 13일 코로나19 백신 조기 확보의 일환으로 내년도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과 옵션 300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내년 중 총 5000만 회분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이날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이 체결됐다.

확보된 3000만 회분은 내년 1분기부터 국내에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옵션인 3000만 회분은 정부가 추가 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바로 구매권을 행사해 추가 구매가 가능한 물량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질병청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옵션의 행사 기간은 내년 말"이라고 밝혔다. 옵션 가격에 관해서는 정부가 명확한 가격을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본 가격과) 동일한 가격으로 옵션 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정 청장은 전했다.

mRNA 백신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코로나19 시국에서 이어지자, 화이자와 모더나는 자사 백신 공급가격을 인상해 이윤폭을 키우려 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유럽연합(EU)과 공급계약 체결에서 백신 가격을 25%가량 올렸고, 모더나는 10%가량 올렸다.

한국 정부와의 계약에도 이처럼 인상된 가격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청장은 "향후 예방접종 일정과 대상, 필요량 등을 면밀히 검토해 (옵션 행사가 필요할 경우) 추가구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정부가 내년에 도입하기로 한 백신 물량은 2000만 회분이 남았다. 화이자와의 옵션 3000만 회분은 당초 정부 목표인 5000만 회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 청장은 "다양한 수급 불안정성에 대응하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2000만 회분의 추가 계약을 현재 검토 중"이라며 "확정이 되면 다시 안내해 드리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한국 정부도 내년도 백신 조기 확보 대열에 한 발을 걸치게 됐다. 다만 선진국에 비해 그 계약 물량은 상대적으로 작고, 속도도 조금 더딘 편이다.

현재 전 세계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재성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싹쓸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약소국 국민은 제대로 된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고, 선진국만 백신을 이기적으로 쌓는 글로벌 불균형 현상이 점차 심화하는 형국이다.

아직 전 세계 인구의 70%가량은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EU는 향후 2년간 동일 물량을 구매할 수 있는 조건으로 화이자와 18억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응해 영국도 내년도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서, 화이자와 3500만 회분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든 영국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영국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 시 교차접종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 10억 회분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모더나의 백신 대부분은 미국이 이미 선점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백신 6억 회분을 이미 추가 확보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는데, 이 대부분이 모더나 물량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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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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