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 재벌 특혜 역사 연장"

민교협 "전례 없는 결정...한국은 삼성공화국"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을 비판하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재벌은 특혜받는 한국 사회 모습이 담겼다는 평가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는 10일 성명을 내고 "이재용의 복역률은 60% 정도에 불과하고, 더구나 이재용은 부당합병과 분식회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이런 중대 범죄로 재판 중인 사람을 가석방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재용의 가석방을 허가한 것은 재벌에 대한 특혜 말고 달리 이해할 말을 찾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이 재벌공화국, 삼성공화국임을 대놓고 선언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민교협은 또 "정부는 이번 결정이 국가 경제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변하지만 정작 이재용이 수감되어 있는 동안 삼성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촛불정신의 기본으로 돌아와 이재용의 가석방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전날인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법무부장관과 가석방심사위원회 뒤에 숨지 말고 이번 결정에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특혜성 결정이 내려진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외신도 이번 가석방 결정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AP 통신은 지난 9일 "법무부의 이 부회장 가석방 발표는 주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관용과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에 대한 특혜의 역사를 연장시켰다"며 이번 가석방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재벌을 억제하고 재벌과 정부의 아늑한 관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적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2016년과 2017년 촛불집회에 나선 한국 시민 대부분이 이 부회장의 석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사회에서 삼성의 깊은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고,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한 데 주목한 보도도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결정은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지키는 것과 차기 대선을 앞두고 그의 당을 돕는 것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처한 딜레마를 반영했다"며 "이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을 포함 유죄 판결을 받은 재벌 총수는 과거에 대통령으로부터 일반적으로 가석방이 아닌 사면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석방 허용은 4년 전 재벌 기업 관행의 전면 개편을 포함한 진보적 공약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동의 없이 법무부 장관의 승인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한국사회의 재벌 경영이 이번 가석방에 미친 영향도 외신의 관심사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정계와 대중의 지지는 한국의 거대 기술기업에서 주요 전략적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커졌다"며 "회사 소식통들은 삼성의 일상적인 운영은 이 부회장의 부재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주요 투자와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은 이 부회장이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어 "한국의 가장 큰 대기업은 여전히 창업 일가에 의해 소유되고 지배되며 고위층으로 재직 중인 창업 일가가 수감됐을 때도 외부인에게 경영을 넘겨주는 선례가 거의 없다"고 했다.

삼성의 미국 내 투자 전망 변화를 언급한 외신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이 부회장의 복귀는 미국 내 170억 달러 투자 계획이나 주요 인수합병 등을 앞당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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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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