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상담사, 직접고용 요구하며 단식 돌입

23일 원주서 결의대회 열어..."건보공단만 정규직 전환 안돼"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고객센터 민간위탁 상담사가 23일 단식에 들어갔다. 강원도 원주시 건보공단 본사 앞에서 상담사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건보공단이 민간 도급업체에 소속된 건보공단 상담사들의 직접고용 요구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담사의 정규직 전환 논의가 공전하는 상황 돌파를 위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이날 단식에 돌입한 이는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이다.

이 부지부장은 곡기를 끊은 이유를 밝히는 글에서 "국민연금,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사한 공공기관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이미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며 "왜 아직도 국민건강보험공단만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부지부장은 아울러 "그토록 공공성을 강조하는 김용익 이사장이 계신 건보공단은 왜 몇 년째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라는 말만 하나"라고도 물었다.

건보공단 상담사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이유

건보공단으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에 응하는 업무는 원래 건보공단 정규직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하던 일이었다. 이에 대한 정규직의 불만이 늘자 건보공단은 2006년부터 고객센터 업무를 민간 도급업체에 위탁하기 시작했다.

이후 건보공단 상담 업무는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민간 도급업체 소속 상담사가 맡게 됐다. 이들은 상담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재산, 소득, 가족관계, 직장, 출입국기록, 의료기록 등 상담인의 각종 개인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건보공단 상담사의 고용구조 전환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였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는 민간위탁 노동자의 경우 각 기관이 노사전 협의를 거쳐 직접고용과 자회사 고용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건보고객센터지부 소속 상담사들은 자회사는 또 다른 형태의 간접고용일 뿐이라며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했다. 이번 파업에 앞서 지난 2월과 6월 두 차례 파업을 하기도 했다.

어렵게 열린 정규직 전환 협의회 논의 '공전'에 세 번째 파업

두 번째 파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4일에는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직접고용 반대 여론이 높은 정규직 위주로 구성된 건보공단노조와 파업 중인 건보고객선터지부에 협의회 참여를 요청하면서였다. 이후 지난달 16일 양 노조가 김 이사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고용 전환 방식을 논의하는 대화 자리가 열렸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삼자 간 논의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건보고객센터지부는 지난 1일 "건보공단은 직접고용 요구에 대한 판단과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직도 밝힐 수 없다는 태도만 보였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세번째 파업에 들어갔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협의회에서도 상담사의 직접고용에 대해 진전이 없다"며 "공단이 사실상 시간만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단은 한번도 사무논의협의회에 불참한 적이 없다.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상담사들은 이날 강원도 원주시 건보공단 본사 앞에서 직접고용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원주시에서 시행 중이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지침에 따라 500미터씩 떨어진 8개 장소에서 99명씩 연다는 계획이었다.

원주시는 전날인 22일 2단계로 시행 중이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고 집회에 대해서는 4단계 방역지침인 '1인 시위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상담사들의 집결을 막아 건보공단 본사 앞 결의대회는 애초 계획보다 작은 규모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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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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