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소속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민 면접'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내정한 지 2시간 만에 철회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 회계사의 이력을 두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히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대선경선기획단 이소영 대변인은 1일 오후 4시 30분께 브리핑에서 예비경선 '국민면접' 면접관 패널로 △김경율 회계사 △김해영 전 의원 △김소연 뉴닉 대표 등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국민면접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9명이 '취업준비생'이 되어 면접을 보는 형식이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겸허히 청취하자는 취지에서 면접관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김 회계사의 내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즉각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이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며 "김 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정 전 총리도 트위터에 "도저희 수용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이냐"고 썼다.
주요 예비후보들이 국민면접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반발하자 강훈식 경선기획단장은 오후 6시 30분 "국민면접 면접관 패널로 당초 발표한 김경율 회계사가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한 소송으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당의 원로이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으로 (면접관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경기지사는 김 대표의 선정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보이며 '조국 문제'를 둘러싼 이 지사와 친문인 비(非)이재명 후보들 간의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이 독한 국민 면접을 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저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실 당원 입장에서 후보를 확인하는 건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고 국민 중에서도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후보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정 전 총리는 철회 사실이 발표된 직후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한 문제 의식을 느낀다"며 경선 예비후보들과 지도부 간의 회동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김 회계사는 패널 선정에서 취소되자 페이스북에 "민주당 뭐냐"는 글을 올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회계사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면접관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통보는 없었고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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