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물류센터 화재 이후 '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화재 당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국내 직책을 사임한 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여론이 일고, 쿠팡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과로사 사건 등이 재조명된 것이 탈퇴 움직임을 더욱 키웠다.
지난 19일 트위터에는 '쿠팡 탈퇴', '쿠팡 불매' 등 해쉬태그를 단 트윗이 오후 7시 기준 2만 개가 넘게 올라왔다. '쿠팡 탈퇴'는 한때 트위터 실시간 대한민국 트렌드 순위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의 게시글에는 쿠팡 회원 탈퇴 방법, 탈퇴 후 대체 쇼핑몰 소개, 탈퇴 화면 인증샷 등이 담겨있었다. "소방대원이 쿠팡 물류센터에 갇힌 날 김범석은 쿠팡 관련 한국 지위를 내려놓았다",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와 같은 글을 올리는 이용자도 있었다.
앞서 17일 오전 5시 20분쯤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불에 탔다. 노동자는 모두 대피했다. 하지만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실종된 김동식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은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일 김 의장은 한국 쿠팡의 이사회 의장, 등기이사 등을 내려놨다. 미국 댈라에워주에 주소지를 둔 쿠팡의 지주회사 쿠팡Inc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직은 유지했다. 쿠팡 측은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달 말 결정한 일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 책임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8일에는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부가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에 대해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둔 스프링클러가 지연 작동됐고, 평소 화재경고방송 오작동도 많아 당일 경고방송이 오작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노동자 증언도 있다"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밝힌 일도 있었다.
이 기간 쿠팡에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노동자 7명이 과로 등으로 숨졌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한편,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20일, 화재 이후 두 번째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는 △ 고 김동식 소방관 유족에 대한 위로와 평생 지원 △ 덕평 물류센터 직원 생계 지원 등 내용이 담겼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압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20일 오전 외부에서 물을 뿌리며 잔불 정리에 들어갔지만, 건물 안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의 완전한 진압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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