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이에서 온라인 도박이 일종의 놀이처럼 퍼지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온라인 도박, 청소년 놀이문화 되다> 발간

나날이 심각해지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 문제에 대응하고자 공공기관이 발 벗고 나섰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사장 이기순)은 25일 청소년 온라인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한 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 <온라인 도박, 청소년 놀이문화 되다>(이하 '이슈페이퍼')를 발간했다.

이슈페이퍼는 최근 청소년이 많이 하는 온라인 도박은 "게임과 도박의 경계가 모호하다"며 "청소년 사이에서 온라인 도박이 일종의 놀이처럼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사이트 가입이 쉽고 소액 베팅이 가능해 적은 돈으로 오락실에서 게임하듯 즐기기 때문에 도박이라는 경계심 없이 시작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자 역시 "게임과 도박의 경계가 계속 허물어지고 있다"며 "도박이 게임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0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생 기준으로 한 가지라도 돈내기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재학 중 청소년은 20.9%였으며, 지난 3개월 기준으로는 18.5%였다.

청소년들이 돈내기 게임에 참여한 이유는 '일시적인 재미를 위해서'가 44.5%로 가장 많았으며, '할 일이 없어서'(10.4%), '혹시 돈을 따지 않을까 싶어서'(8.3%)가 뒤를 이었다.

지난 3개월 동안 재학 중 청소년들이 가장 자주한 돈내기 게임은 '뽑기'(51.9%)와 '스포츠 경기'(14.2%), '카드나 화투를 이용한 게임'(11.0%) 순이었으며 이에 사용한 총 금액은 평균 2만5811원으로 나타났다.

이슈페이퍼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은 이미 '또래 문화'가 됐다고 진단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실무자는 "학교에 도박 문제로 한 명이 발견되어 그 주위를 조사하면 사실 거의 다 연결되어 있는 상황들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태 조사 결과 또한 '주변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하게 됐다는 응답이 51.2%, '친구나 선후배의 소개'로 하게 됐다는 응답이 19.8%로, 또래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슈페이퍼는 "자극 추구 성향이나 또래 내 부러움과 인정 추구, '나는 돈을 딸 거다, 돈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개인적 우화와 같은 청소년기 특성이 도박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도박은 학업이나 또래관계, 가족 갈등 등으로 인한 긴장이나 불안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순히 성인에 대한 모방심리도 도박 행동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청소년 온라인 도박은 청소년 스스로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고 부모나 주위 어른들도 도박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해진 이후에나 보호자가 개입한다는 점에서 성인 도박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토쟁이'(스포츠 도박을 즐겨하는 사람), '총알'(베팅을 할 수 있는 개인 자본) 등 청소년이 사용하는 도박 용어를 이슈페이퍼에 담아 교사, 청소년 상담사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다.

한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지난해 청소년 상담자를 위한 '청소년 도박 문제 개입 매뉴얼'을 개발, 올해부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함께 전국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심리지원 서비스 및 사례관리 방법 등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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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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