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보도기획 2] '교육감직선제', 제도개선은 필요없나?

차기 교육감선거 때는 16세 청소년 참정권 보장해야...'표의 유혹'에 정치집단에 끌려가는 행태 경계해야

ⓒ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연계를 위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또, 그를 위해서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3선임기 마무리단계에 있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새해 인사에서 ‘연대의식’을 유난히 강조했다. 하지만 역으로 그동안에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연대가 부족했다는 반론에 부딪치고 있기도 하다.

내년에 실시되는 전북교육감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후보들이 많고 가장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프레시안은 새해를 맞아 교육감직선제를 바라보는 교육현장과 이해관련 단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제도의 존폐를 포함한 긍정과 부정적 측면을 살펴 보고 교육자치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는 연속보도기획을 마련한다.[편집자 주]

지난 2018년 6.4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당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메이트 선거방식’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과 ‘지방교육자치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이 법안이 "‘교육감직선제폐지법안’이라는 반발에 대해 '깜깜이 선거'로 교육감이 선출되는 것을 막고 시,도지사 후보자와 공동으로 출마해 유권자의 직접적인 선택을 받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깜깜이 직선제' 도입 이후 비리로 낙마한 교육감이 부지기수며 막대한 선거비용을 정당보조가 아니라 후보자 개인이 충당하다보니 부정과 비리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였다.

그는 또,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이념과 성향에 따라 서로 대립하고 갈등관계에 있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과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유기적 관계로 발전시켜 시너지를 발휘하게 하면서 순기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배경"이라고 한 신문기고에서 주장했다.

당시 그가 주장한 내용은 지금의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교원단체는 현재 어떤 입장이며 제도보완이나 개선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지를 들어 봤다.

먼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송욱진 지부장은 직선에 대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육감 직선제는 "지방자치의 흐름이거니와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함으로써 민심의 방향을 반영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직선제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감을 제외한 상층의 교육관료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교육감의 철학과 정책을 반영하려고 그나마 노력한다는 점"을 꼽았다.

송 지부장은 또 "교육감 선거가 간선으로 진행됐을 시절에는 상층 교육 관료들의 경직과 병폐, 관료주의가 심각했으며 심지어 매관매직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던 문제"를 상기시켰다.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관련된 정책이 수정"되기 때문에 "연속성있는 사업이 어렵다고 할 수 있으나, 이마저도 시대가 달라지고 지역사회의 바람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면서 직선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교육감 직선제가 지속되기 위해 보장돼야 할 지방교육환경의 개선 가운데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3주체 중에 유일하게 소외받고 있는 학생들"이라고 꼽았다.

따라서, "교육감선거에서 만큼이라도 16세 이상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줘야 하며, 스스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참정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이기종회장은 "교육의 전문성 향상과 그 지역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으로 가기 위해 직선제가 도입됐는데, 지금의 직선제는 엉뚱한 방향으로 갔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교육은 여야도,좌우도, 진보보수중도 등 편가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사회로 가는 쪽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지금 교육감선거는 피선거권의 문제,선거비용의 문제,이해관계가 있는 부류가 집단편승해서 선거 후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현상이 교육계에 만연해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 부분들이 직선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로, 교육자치는 뒤로 밀리고 엉뚱한 것들이 주인행세"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회장은 교육감선거와 관련해 "런닝메이트로 가면 오히려 정치성향화 가능성이 더크다."면서 "직선제는 민주주의 꽃인데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실히 받아서 정책에 반영하면 되는데 지금 현재는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예전 학교문화는 권위주의적이며 관료적인 풍토가 팽배했으나 직선제 이후 학교의 민주화와 평등을 이뤄내고 학생들 역시 민주시민으로 기르는데 기여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선해야 될 부분으로 "선거제가 되면서 당선 후 자기 사람을 많이 심는 것이 인사문제에 있어서 형평성과 공평성에 문제가 될 수 있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사노조 정재석위원장은 "교육감직선제는 교육자치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직선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위원장은 "다만 지방교육의 질이 낮아 질 수 있기 때문에 교사의 지방직화는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지역간 지방재정의 차이가 있어 교사들이 재정이 풍부한 서울이나 광역시로 쏠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교사들은 제한받고 있지만 정치후원금을 낼 수 있고, 선거운동도 할 수 있는 교육공무직 관련 정책을 펴다보니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비가 교육공무직 처우개선비에 쓰이고 있고 공무직노조에 끌려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직선제의 폐단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교육감이 정치논리에 끌려가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옳지 않다면서 정치집단에 끌려가는 행태가 직선교육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표의 유혹"이라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는 내년 교육감선거에서는 16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줘 참정권을 보장해 줘야 하는 것과 당장의 직선제 폐지 논의는 신중하되 편가르기식 정책과 정치집단에 끌려가는 행태는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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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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