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라는 조롱으로 논란이 된 웹툰 작가 윤서인 씨에게 소송을 예고했다.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말 사이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전국 각지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법적인 조치를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소장 제출 여부는 이번 주에 발표하지만 광복회 내부에서는 고소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말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입법학회 회장인 정철승 변호사도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 씨를 상대로 형사고소뿐 아니라 위자료 청구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변호사는 독립운동가인 고(故) 윤기섭 선생의 장손이다.
김 회장은 "친일파는 외세에 빌붙어 동족을 배반한 대가로 부와 권력을 누려온 모리배들이다. 문제의 실체가 분명한데도 이런 망언을 한 데에 독립운동가 후손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윤서인 사건은 단순히 윤서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사람에게 대응하는 풍토에 대해 사회적으로 우리가 한번 자기성찰을 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소송 금액에 대해서는 "안중근 의사 후손, 또 단재 신채호 선생 후손, 몽양 여운형 선생 후손 등 광복회원이 전국에 약 8300명 정도 된다. 1인당 100만 원씩만 위자료를 청구해도 83억 원이 된다"고 말하며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얼마나 큰 잘못인지 깨우쳐주고 싶다는 뜻으로 들린다"는 김현정 앵커의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윤 씨가 과거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경제원에서 상을 받고 보수 언론인 <한국경제신문>과 <조선일보>에서 활동한 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여의도연구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화와 만평을 연재한 전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친일 청산에 진보, 보수가 어디 있느냐"며 "국민의힘은 윤서인 사건에 침묵을 지킬 게 아니라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친일의 힘으로 유지되는 정당이 아니라는 거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윤서인 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라고 해명했다. 윤 씨는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서도 얼마든지 부자가 있고 친일파 후손 중에서도 얼마든지 가난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앞서 게시한 사진과 글이 '친일파 후손은 잘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은 가난하다'는 이분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는 취지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씨는 "표현이 부족해 오해를 부른 점, 그래서 저들에게 빌미가 된 점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 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친일파 후손의 고급 주택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허름한 집 사진을 나란히 게시하며 "친일파 후손들이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뭘 한 걸까?"라면서 "100년 전에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적어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을 조롱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윤 씨는 과거에도 2016년 시위 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故) 백남기 씨 유족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지난해 12월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는 등 과거에도 극우적이고 혐오성 짙은 작품으로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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