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물리칠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가 온다...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영화化

[인터뷰] 구멍가게 주인 역 배우 원숙 씨, 처음 연극으로 연출한 홍석찬 연출감독, 영화감독 김성준씨...6일부터 전국 74개 상영관 개봉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 네이버 예고편 장면(네이버 영화 캡쳐)

“서로를 향해서 천사라고 말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배우 원숙)

해마다 연말이면 전주시 중노송동에 나타나는 얼굴없는 천사~

그 얼굴없는 천사는 온 국민이 코로나로 지쳐 있는 지난 연말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거액의 성금을 기부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지난 2019년에는 천사의 기부금이 몽땅 도난당하는 시련을 겪은 터라 얼굴없는 천사가 다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2020년 세밑,

천사는 어김없이 ‘도난방지’를 위해 전혀 새로운 곳에 성금을 숨겨 놓고 또 사라졌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지친 상태에서 천사가 다시 찾아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전주시민들에게는 큰 힘과 감동을 안겼다.

이 감동적 드라마가 영화로 만들어져 6일, 드디어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프레시안이 영화에 감초격인 노송동 구멍가게 주인으로 출연한 전주창작극회 단원인 연극배우 원숙 씨와 ‘천사는 바이러스’를 최초로 연극무대에 올렸고 영화에서는 흥신소직원으로 출연한 홍석찬 전 창작극회대표, 영화로 제작한 김성준 감독을 인터뷰했다.

▲창작극회 단원 배우 원숙 씨 ⓒ프레시안

프레시안: 원숙씨는 어떤 인연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나?

원 숙: 사실 ‘천사는 바이러스’ 영화의 원작은 전주 창작극회가 2011년에 무대에 올렸던 연극 ‘노송동 엔젤’이 시초가 됐다. 당시 창작극회 대표로 있던 홍석찬 감독이 연출한 연극인데, 거기에서 야쿠르트 아줌마 역할을 맡았었다. 그 이후 해마다 연말이면 서너차례 무대에 올려 졌었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천사는 바이러스’영화에서는 노송동 구멍가게 주인으로 출연하게 됐다.

프레시안: 출연 배우이면서 동시에 전주시민이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많을 것 같은데...

원 숙: 그렇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인데, 그들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했던 말들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촬영 당시만 해도 벌써 십수년째 얼굴없는 천사가 적지 않은 금액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들은 배우들은 "이 시대에 오랜 기간 이렇게 얼굴도 알리지 않고 거액의 기부를 해 온다는 게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를 몇번씩 되물으면서 너무나 놀랍다고 말했었다.

그들도 기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는 모습였다.

전 세계에서 그것도 전주에서 그것도 부유하지 않은 한 지역, 노송동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일이 십수년째 끊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고,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미담였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그 스토리 자체가 매우 놀라우면서도 아주 따뜻하게 다가갔던 같다.

출연했던 연극작품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갔던 작품인데 영화로까지 만들어졌고 거기에도 단역이지만 출연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도 알릴만한 아름다운 얘기인데, 제 입장에서는 연극으로도 이미 무대에 섰었고 전주에서 발생했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 지는데 그 영화에도 출연하게 됐기 때문에 다른 영화같지 않게 남달랐고 전주시민의 입장에서 자랑스러웠고 기뻤다.

프레시안: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가슴이 떨리는가?

원 숙: "처음에는 전무송씨 등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대선배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는 것이어서 좀 떨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곧 스토리 전개에 몰입을 했었고, 타지역 출신 배우들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에 대해서 물어 올 때는 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면서 나도 모르게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아직도 얼굴을 알지 못하는 천사지만 그가 남긴 행복바이러스에 모두가 감염이 돼서 영화 말미에는 서로가 서로를 향해 천사라고 말하면서 손을 내미는 장면이 가장 눈에 선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지난 한해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지치고 지쳐 있는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보는 순간만이라도 행복바이러스에 전염이 돼서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는 10여년 전인 2011년, 전주의 오랜 극단인 ‘창작극회’가 ‘노송동 엔젤’이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 것이 시발이다.

▲홍석찬 전 창작극회 대표 ⓒ프레시안

당시 극단 창작극회 대표이면서 연출을 맡았던 홍석찬 연출감독은 그때 당시에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선행은 2001년부터 시작이 됐는데, 연극으로 만든 시점이 2011년이니 10년이 지나서야 연극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로 2014년에는 ‘천사는 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곽병창 감독이 연출했고 2017년에는 조민철 감독이, 지난해 2020년 세밑에는 다시 홍석찬 감독의 연출로 네차례나 창작극회 연극무대에 올려졌다.

그 과정에 2018년에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김성준 감독이 연극 원작을 토대로 해서 ‘천사는 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었고 드디어 2021년 1월 6일, 시중 상영관에서 개봉하게 된 것이다.

홍석찬 전 대표는 노송동 천사 얘기가 연극으로 만들어 지게 된 배경과 관련해서 이렇게 말한다.

"연극이라는 것을 하면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조명이 절실히 필요했고 2011년 당시는 ‘사회복지’라는 문제가 이슈가 된 시점"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노송동 천사 얘기를 널리 알려야 하는 필요성과 당위성이 제기가 됐고, 더구나 창작극회 소극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지역인 노송동 이야기라서 꼭 연극으로 만들고 싶어 기획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당시에는 얼굴없는 천사가 해마다 꼭 오리라고 생각도 안했는데 어김없이 연말이면 찾아 왔었고 또, '전주의 브랜드' 이야기를 찾는 시기였는데 ‘노송동엔젤’이 좋은 테마가 됐고 극적인 부분도 있어서 연극무대에 올렸었다"고 말했다.

홍감독은 "처음에 연극으로 만들어져 무대에 올려졌을 당시에는 노송동 주민들이 단체로 와서 보기도 하면서 굉장히 뜨겁게 공연을 했다"고 회상했다.

홍감독은 "얼굴없는 천사 얘기는 추운 겨울에 어려운 분들에게 드리는 메시지가 되기도 하고, 또 전주시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일인데, 2011년도에 연극 무대에 올려진 이후 강원도,전남,경북에서도 천사가 나타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또, 2012년에는 자선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연계해 노송동 어린이들과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천사의 선한 영향력을 지역사회 곳곳에 끼치는 역할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아직도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흥신소직원으로 천사의 얼굴을 사진으로 담아 내려고 하는 전직 형사 출신으로 영화에 출연한다.

또, 2021년 새해에 창단 60주년을 맞는 ‘창작극회’는 올해 브랜드공연으로 ‘천사는 바이러스’ 얘기를 뮤지컬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천사는 바이러스’ 영화를 제작한 김성준감독은 "다른 것보다 촬영 당시 노송동에 머물렀는데, 원작 연극을 읽어보고 그 동네를 봤을 때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는데 촬영이 시작되면서 주변 주민들이 많이 도와줬다"며 "진짜로 따뜻한 분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겨울 배경에 기부천사 얘기여서 조그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인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시즌도 가족끼리 만나지 못하는 엄중한 시기가 돼서, 그래서 다들 극장에 와서 봐달라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영화를 보는 분 들한테 자그만 선물같은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천사는 바이러스’는 일반개봉은 이번이 처음으로 6일부터 전국적으로 74개 개봉관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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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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