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계획된 사업비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적자에 빠진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협찬 수익이 90% 넘게 급감하면서 최악의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부산시로부터 예산을 기존 60억5000만 원에서 13억 원 감액된 47억 원만 지원을 받으면서 재정은 더욱 악화됐다. 뒤늦게 부산시에 미지급된 13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당장 내년 1월부터 직원들의 월급마저 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예산에서 시비 차입금 13억 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받은 결과 보조금으로는 차입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영화제 조직위는 올해 국비 15억 원, 시비 50억5000만 원, 협찬 및 후원금 54억 원 등 119억5000만 원을 편성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협찬이 전면 중단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뒤늦게 예산 규모를 81억5000만 원으로 축소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기대했던 시비 60억5000만 원 중 47억 원밖에 받지 못하면서 예산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8년 계약직 스태프 149명의 시간외수당 체불임금 사태가 발생하면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면서 급하게 지급했던 7억 원가량도 전혀 회복되지 못해 재정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도에도 미지급된 비정규직 시간외수당 2억8000만 원가량까지 더해지면서 적자는 더욱 늘어나게 됐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애초 예산을 편성한 후 집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외수당 미지급 문제가 발생해 확보된 예산이 아닌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면서 극심해지기 시작했다.
조직위는 내년에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면 협찬 수익금 등을 통해 적자 부분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올해 예산부터 13억 원가량 줄어들면서 영화제는 개최했지만 현재 통장 잔액은 전무한 상태다.
또한 행안부의 이번 답변으로 인해 부산시가 지방보조금으로 차입금 13억 원을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최악의 경우 영화제 정직원 26명에 대한 임금을 당장 내년 1월부터 지급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국제영화제 한 관계자는 "계약직의 경우 임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정직원에게는 현재 줄 수 있는 돈이 없는게 맞다"며 "해결책을 찾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나온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예산을 지원해 온 부산시도 현 상황에서는 영화제 추가적인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위원장은 "법적으로 지원할 수 없도록 되면서 답답한 상황이 됐다"며 "결국에는 후원금을 통해서 운영비를 확보하거나 조례에 인건비 지원 부분을 담는 방안이 있으나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고 전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국제영화제로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되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는데도 안정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제도적이나 재정의 안정화를 시키지 못 한 결과다"며 "거시적인 시각으로 부산시, 영화제, 시의회가 논의해 자체적으로 갱생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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