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 피해자 유해 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세종시, 연기면 비성골 발굴 유해 유전자분석 통해 고 김부한 씨로 확인…유족에게 인계

▲세종시가 6.25전쟁당시 학살된 민간인의 유해를 발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에게 전달했다 ⓒ프레시안(DB)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가 연기면 비성골에서 발굴한 6·25 민간인 희생자 유해 7구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가운데 이 중 1구의 유해에 대한 신원확인을 마치고 70년 만에 유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억울한 죽음을 위로했다.

세종시는 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이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 고(故) 김부한(당시 36세) 씨의 유해를 아들인 김영원(73) 씨에게 인계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18년 비성골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 추정 유해 7구에 대해 매년 위령제를 거행하는 한편, 신원을 확인하는 유전자분석사업을 진행해왔다.

시는 지난 2018년 연기군 비성골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로 추정되는 7구의 유해와 유족 2명의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유해 1구와 유족 1명의 유전자가 99.999999999954%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부(父)·자(子)관계 성립을 확인했다.

유전자 감식 결과는 상염색체의 유전자형이 99.99% 이상 일치해야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성립하는 것으로 본다.

이번 신원 확인은 오랜 시간 매립된 뼈에서 유전자 추출을 하기 쉽지 않고, 민간인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에 동의하는 유족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신원확인은 민간인 희생자로써 첫 신원확인이 된 사례이기도 하다.

신원이 확인된 고 김부한 씨는 지난 1950년 7월8일 보도연맹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김영원(73, 조치원읍) 씨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한을 이제야 풀어드린 것 같다”며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 2018년 발굴 이후 전동면 추모의 집에 안치돼 있던 고 김부한 씨의 유해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인계, 배우자가 매장돼 있는 전동면 공설묘지에 합장됐다.

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구의 유해에 대해선 행정안전부, 대전시 동구가 건설을 추진 중인 한국전쟁 전국단위 위령시설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춘희 시장은 “유전자 분석으로 70년간 매장돼 있던 민간인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나머지 유해도 하루빨리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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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규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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