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협박 전화' 논란에 대해 국회페미는 12일 "김남국 국회의원의 '입법갑질' 행위에 대하여 강력 규탄한다"며 비판 입장을 냈다. 국회 페미는 국회에 출입하는 여성 근무자들로 구성된 국회 내 페미니스트 여성 모임이다.
정의당에 따르면 지난 9일 김남국 의원은 자신에 대한 비판 논평을 낸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의 직접 전화를 걸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국회 페미는 "법률가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 낮은 행보를 보였다"며 "원내 180석을 차지하는 거대 여당 소속 국회의원의 명백한 '입법갑질'이며, 국회페미는 김남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통렬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발단은 그 전날(지난 8일) 열린 낙태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의 김 의원 발언이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에게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 "20~30대 남성이 낙태죄를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이나 평가가 있느냐"고 물었다.
낙태법의 핵심 쟁점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남성의 시선과 의견을 물은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남성들의 인식이요?"라고 되물은 뒤 "2030 남성들도 낙태죄가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게 주류의 시각이나 평가일까요"라고 받아쳤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김 의원 발언이 공청회 취지에 어긋난 망언"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그러자 김 의의원은 조 대변인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하지 않으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낙태죄폐지법안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정의당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의당의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피해자'라며 "정의당의 논평이야 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고 갑질"이라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조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국회페미는 "김 의원은 여전히 이번 논란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내 180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 소속 의원이 할 수 있는 가장 비겁한 방식으로 위협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해를 풀려고' 한 것이라는 김남국 의원의 항의 전화는 '입법갑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회페미는 김남국 의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며 "국회 전체에 만연한 자성 없는 갑질 문화와 극심한 성불평등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입법갑질 사건은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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