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일부터 밤 9시 이후 사실상 '부분 셧다운' 돌입

대중교통량 30% 감축, 사실상 전 영업장 운영 중단

서울시가 5일부터 시내버스 운행량을 밤 9시 이후 30% 줄이고 150개의 컨테이너형 임시 병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4일 현재 시의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295명 확인되고, 누적 확진자는 1만 명에 가까워질 정도로 최근 감염 확산이 심각해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종로구 음식점, 고려대 밴드동아리, 중랑구 병원 등 소규모 집단 감염 군집에서 추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의 중환자 병상은 이미 80%가 들어차 의료 역량 한계를 향해 가고 있다.

이날 오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서울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며 "내일(5일) 0시부터 2주간 저녁 9시 이후 서울을 멈추기로 했다"고 관련 조치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5일 시내버스, 8일 지하철의 밤 9시 이후 운행량을 30% 줄여 야간 이동량을 인위적으로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하철 막차 운행 시간을 24시에서 23시로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출근시간 인구 이동량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25개 시 투자출연기관은 오는 8일부터 근무인력의 절반 재택근무제와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시는 민간 기업의 동참도 요청했다.

아울러 종교시설의 비대면 온라인 전환도 요청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에 더해, 시 자체적으로 운영업장의 영업을 추가 제한하는 조치도 서울시는 취했다.

서울시는 우선 시와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공공문화시설 66개소, 청소년시설 114개소, 공공체육시설 1114개소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일반 영업 시설도 추가 제한을 받는다.

2단계 조치에서 밤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중점관리시설에 더해 일반 상점과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 등 일반관리시설도 모두 문을 닫도록 시는 강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일반 영업점이 밤 9시 이후 문을 닫게 된다. 2036개소의 입시학원, 2만5000곳의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의 영업도 앞으로 밤 9시 이후 금지된다.

이미 2단계에서 집합금지 대상이 된 유흥시설까지 포함하면, 밤 9시 이후 서울시내가 사실상 제한적 셧다운 조치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시는 필수 생필품 구매는 가능하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 배달만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강력한 대응책을 시 차원에서 내놓기로 한 배경에 최근의 급격한 환자 발생 현황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4일) 0시 기준 서울시에서 295명의 역대 최대 규모인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서울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716명으로 불어나 1만 명을 앞두게 됐다. 수도권 전체의 신규 확진자 규모 역시 하루 500명에 가까워지면서 연일 최대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서울시의 병상가동률도 비상 상황을 목전에 뒀다.

이날 서울시 발표를 보면, 3일 밤 8시 기준 수도권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은 71.2%, 서울시는 79.8%에 이르렀다. 서울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61개 중 53개가 이미 들어차 앞으로 중환자가 입원 가능한 병상은 8개만 남았다.

무증상 환자가 주로 입소하는 서울시내 생활치료센터 역시 대부분 소진됐다. 서울시내 7개소 1473병상의 생활치료센터 중 현재 1098곳이 이용 중이며, 즉시 가용가능병상은 93개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오는 7일 3병동, 81병상을 보유한 시립동부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추가 운영하는 등 107개 일반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시립병원 유휴공간에는 컨테이너 임시병상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병상 수는 10일 서울의료원 48병상을 시작으로 서울의료원 분원, 서북병원까지 총 3곳에 150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이처럼 시립 공공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가 투입되면 코로나 확진자 대응 능력은 그만큼 좋아지지만, 일반 질환자 대응 여력은 그만큼 나빠짐이 불가피하다. 상황의 비상함으로 인해 이미 부분적으로는 의료 체제가 한계 수준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서울시는 아울러 시가 운영하던 기존 7개 생활치료센터에 더해 다음주 중 25개 전 자치구별로 1개소씩 자치구 생활치료센터도 개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49세 이하 무증상자는 자치구 생활치료센터로, 50세 이상 무증상자나 경증환자는 시 생활치료센터로 각각 격리 이동하게 된다.

서 권한대행은 "지난 11월 25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처음으로 넘어선 후 확산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조치로는 위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제한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와중에도 서울시내에서 새로운 확진자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의 누적 확진자가 34명으로 늘어났고, 성북구 고려대 밴드동아리 발 집단 감염 확진자는 총 35명으로 불어났다.

서울 중랑구 병원 발 확진자가 12명으로 집계됐고, 강서구 댄스교습소 관련 집단 감염 확진자도 이날 21명 추가돼 총 240명까지 불어났다.

서 권한대행은 "서울시가 그간 다각도로 병상을 확충해 왔으나, 현재 발생 추이가 계속되면 병상 부족 사태는 불가피하다"며 서울시에 강력한 제한 조치를 내릴 필요성을 전했다.

서 권한대행은 "특히 전국의 사람과 물류가 모이는 서울의 확산세를 조속히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뚫린다는 위기감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내린 결단"이라며 "2주 내로 일평균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5일부터 2주간 시내버스 운행량을 밤 9시 이후 30% 감축하기로 했다. 비상 상황에 처한 시의 코로나19 확진 상황 대응을 위해서다. 이날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 붙은 임시 휴업 안내문. 이곳에서 공연한 예술단 단원 1명이 지난달 28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후 2일 5명, 3일 24명의 추가 확진 사례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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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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