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라임 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비위 제보 은폐 및 야당 정치인에 대한 편향 수사 논란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언론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감찰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방적 발표"라며 강하게 반발해 법무부와 대검의 정면충돌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추 장관의 지시 사항을 공개하며 "검사 및 검찰수사관 비위에 대한 보고와 관련해 검찰총장과 서울남부지검 지휘부는 최근 언론 보도 전까지 그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보자의 비위 주장은 구체적인 정황과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감찰 안건은 "중대 비위가 발생했음에도 수사 검사 또는 보고 계통에서 은폐하거나 무마했는지 여부"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어 검사 출신 야당 정치인 수사와 관련해선 "전임 수사팀이 여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는 다른 시기와 방식으로 보고한 경위 등의 적법성‧타당성"을 언급하며 "올해 5월초 야당 정치인에 대한 비위 사실을 제보 받은 후 8월 검사 인사 시까지 약 4개월 동안 여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는 달리 차별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닌지 여부"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의 논란과 관련"이라고 명시해 추 장관의 감찰 지시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과 무관치 않음을 드러냈다.
감찰 안건이 된 접대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은 김봉현 전 회장이 언론에 공개하기 전까지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면서 그는 "보도를 접하자마자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했다.
또한 야당 정치인 관련 문제는 검사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욕을 먹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합동 감찰 지시가 알려진 뒤 속개된 국감에서 윤 총장은 "대검과 사전에 협의가 돼야 발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발표"라고 추 장관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대검 감찰부는 총장의 소관"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또 "법무부 직제령에 따르면 감사는 수사 소추에 관여하는 목적으로 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현재 서울남부지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사 소추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도 했다.
법무부와 합동 감찰 주체로 지목된 대검 감찰부는 조국 전 장관이 임명한 한동수 감찰부장이 총괄한다. 일각에선 추 장관의 감찰 지시가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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