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계단 모퉁이에 미니도서관 설치…학생들 반응 “참 좋다!”

여학교에 부임한 여교장 아이디어내... 미래 참 여성 위한 “씨뿌리기 한 것”

재학생의 대학진학은 물론 장차 가정을 꾸릴 때 감성이 풍부한 인격체로 길러내기 위해 작은 씨앗을 심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학교는 충남 보령시 중앙로에 위치한 60여 년 역사의 대천여자고등학교(교장 신경희).

이 학교는 교사(校舍) 3층을 오르내리는 층간 모퉁이 공간에 ‘모퉁이 도서관’이란 이름의 미니도서관을 만들고 학교도서관에서 선별한 도서를 진열해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고 있다.

책을 비치한 것엔 여느 도서관과 다를 바 없다지만 여학생들의 감성과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만큼 각별한 마음을 쓴 자취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대천여고 신경희 교장이 2층과 3층사이 모퉁이에 만든 '모퉁이도서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의 키높이에 맞는 탁자위에 학생들의 작품이 올려져 있다. 유리창을 브라인드 커튼에 사진을 담아 현장감을 살린 배려가 돋보인다 ⓒ프레시안(이상원)

먼저 딱딱한 복도를 부드러운 채색을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꿨으며 여학생들의 키에 맞는 테이블과 부드러운 쇼파 간이의자를 준비해 기대거나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학생들이 만든 다양한 사진과 글귀를 적은 사진첩을 전시해 문화적 공간으로도 활용하게 하고 전면 유리는 다양한 소재의 브라인드 커튼으로 현장감을 연출했다.

또한 교사 앞동과 뒷동을 연결하는 교통로를 만들고 그 공간을 갤러리로 변모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중에 있어 이 또한 기대를 해볼만도 하다.

▲교사 앞동과 뒷동을 연결하는 교통로, 이 공간도 도서를 진열하는 등 여학생들의 감성과 인성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층의 교통로는 갤러리로 활용하며 동아리 활동을 위한 작은 무대도 만들어져 있다 ⓒ프레시안(이상원)

이러한 변화엔 아이디어맨 신경희 교장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대천여자고등학교에 부임한 신교장은 “첫 여성교장이라는 상징속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학교 교육에 지친 학생들에게 쉴 공간을 제공함으로 미래 가정을 책임져야할 풍성한 감성과 성숙된 인성을 가진 여성 만들기 씨뿌리기를 한 것”이라며 “씨를 뿌렸으니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은 분명하니 기대해 본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모퉁이도서관’ 앞 복도에서 만난 한 학생(3년)은 “참 좋다, 도서관이 별도로 있지만 가기 슆지 않다. 하지만 교실을 오르내리면서 눈에 띄는 책과 예쁘게 꾸며진 작은 도서관은 나에게 책을 집게 하고 또 그 책을 읽게도 한다”면서 흐뭇해 했다.

▲대천여고 교정, 딱딱한 교실이 아닌 색감을 준 도색으로 푸른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교정에서 3학년 학생들이 졸업앨범 촬영에 열중이다 ⓒ프레시안(이상원)

한편 학교 외관도 여학교 다운 이미지를 살려 도안 · 도색함으로 어색하고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해 푸근하고 학교생활에 여유로움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대천여자고등학교는 지금까지 1964년 개교한 이래 56회의 졸업생 1만8329명을 배출했으며 ‘멀리보고 큰 꿈을 펼쳐라“라는 비젼을 갖고 22학급 530여 명의 여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서해안의 명문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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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프레시안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이상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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