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국정감사 앞두고 '비적격자' 자살예방상담전화에 강제파견 정황 드러나

김성주의원 "국정감사 취지,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책임있는 자세 촉구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의원(전주병) ⓒ프레시안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산하 센터에 압력을 넣어 ‘1393 자살예방상담전화’에 비적격자를 강제로 파견한 것으로 보이는 SNS대화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자살예방상담전화 응대율이 1일 평균 37%로 매우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보도 해명 자료를 통해 단기 대책으로 산하기관인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자살 상담이 가능한 인력을 1393 자살상담센터로 단기 파견했음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파견 인력 선발과 투입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전주병)에 따르면 인력 파견과 관련해 센터측이 어려움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지속적인 파견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센터측 관계자는 인력 파견의 당위를 묻는 질문에 ‘1393 상담전화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돼 국정감사 때 이 부분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 상부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껴 (인력 파견이) 지시사항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아래 사진 참고)

▲12일, 김성주의원측이 공개한 '센터측 관계자의 SNS 대화 내용 ⓒ김성주의원실

특히, 센터 측은 파견 인원 선발과 관련 구체적인 기준 없이 파견자를 선발했을 뿐 아니라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는 직원을 상대로 "콜센터로 출근하지 않으면 근무지 이탈, 지시 불이행으로 해고 처리될 수 있고, 해고 되면 3년 동안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있다. 무섭지 않느냐" 며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심지어 1393 자살상담센터로 파견이 결정된 11명 가운데 9명은 상담과 관련되지 않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상담 경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스템 이용에 대한 사흘간의 오리엔테이션만 거친 채 상담에 투입됐는데, 상담원이 갖춰야 할 자살 응급 위기 대응 매뉴얼 등 지침 교육마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원칙적으로 자살예방 상담원은 10주에 걸친 상담과 관련된 교육을 거쳐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김의원은 "이처럼 무리하게 인력을 차출하고 상담 경력이 없는 직원들을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하는 일련의 과정이 9월 하순에 걸쳐 이뤄진 것은 이달 7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예상되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파견 요청을 한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내년 상반기 법인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가 법인화 승인을 담당한다.

김성주의원은 "국정감사를 하는 이유는 제도의 운영을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기 위함"이라며 "국정감사의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덮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인력 부족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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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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