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대통령, 직접 나서 사죄하고 진상 밝혀달라"

"대통령 메마른 감수성에 국민 분노"…與 겨냥 "증인 없이 국감 제대로 되겠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피살된 어업지도원 아들의 공개 편지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8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눈물로 쓴 편지 대통령에게 보냈다"며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범죄자의 아들이 된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끝까지 읽기 어려웠다. (그런데) 저는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었는지 상당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이 먼저'라며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던 대통령은 어디 딴 데로 가 계시나"라며 "대변인 뒤에 숨어 영혼 없는 답변만 내놓은 느낌", "유가족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메마른 감수성 수준"이라고 문 대통령을 정면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인 지난 6일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성의 없는 태도에 유족이 아닌 국민도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답변을 안 하는 게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 사죄하고, 북한의 책임을 당당히 물어주셔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한편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자신이 공정경제 3법 처리에 얹어서 제안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려면 노동법 개정을 안 하면 이를 달성할 수 없다"며 "(내가) '막연하게 제의'한 게 아니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지금 정부가 내세우는 한국판 뉴딜이라는 것도 성공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정감사 현황에 대해 "어제 시작했는데, 여당의 반대로 증인 출석이 제대로 안 되는데 참다운 국감이 이뤄질 수 있을까 회의적"이라고 여당을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석상에서 "민주당이 증인·참고인 채택을 거부하며 국민 알 권리를 침해하고 국감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폭거이자 만행"이라고 규탄하고 "국감을 할 생각이 없으면 차라리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격분한 태도를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의혹,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결사적으로 1명도 증인 채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이스타 사태, 옵티머스 사건, 윤미향 사건 등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의 '노바운더리' 특혜 의혹,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러움을 좀 아시고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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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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