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가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을 향해 "스스로 전문가가 아닌 정치가가 됐다"고 비난했다. 자신들의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검사 수를 늘려 확진자를 늘렸다'는 주장에 대해 정 본부장이 '단호한 조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서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과 8·15 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서울 성북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본부장의 발표가 국민건강만을 생각하는 것인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은 "무수히 많은 언론과 증거가 코로나19 급증세는 지난 달 중순부터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정부 정책의 혼선과 실책에서 비롯됐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런데 질병관리본부는 정부방역 실패 의혹을 가진 국민을 향해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본은 단호한 조치를 운운하면서 스스로 전문가 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교회측은 "질본이 단호한 조치를 해야할 대상은 국민생명을 정치에 이용하는 정부여당과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지금이라도 정 본부장은 코로나 사태 확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정치인이 아닌 전문가로서 국민에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교회 측의 주장과 달리 정 본부장은 정부방역 실패에 의혹을 가진 국민에게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교회측이 문제 삼은 발언은 정 본부장이 지난 24일 '코로나19 검사 건수를 늘려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사랑제일교회의 주장에 대해 "그런 일로 환자수를 조정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고, 그런 사항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한다면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향해서는 "조직적 방역 방해와 가짜뉴스는 구체적으로 뭐냐"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25일 낮 12시 기준 총 915명이다. 23일까지 서울시 검사를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은 21.7%였다. 전체 검사 양성률 0.64%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도주했다거나, 보건소 직원에게 침을 뱉었다거나, 검사에 불응했다는 등의 '방역 비협조' 행위가 잇달아 보도됐다. 지난 20일에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및 방문자 명단을 확보하려는 방역당국과 이들의 교회 진입을 막으려는 사랑제일교회 측 사이에 밤샘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신속한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방해하는 그런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아주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통해서 그런 정부의 역학 이런 조사를 비롯한 방역 조치들을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며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교회 측은 이날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회 측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조직적 방역방해와 가짜 뉴스 전파는 구체적으로 뭐냐"며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짜증나는건 이해하지만 위협할게 아니라 준엄한 국민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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