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주장한 기본소득 '3불가론'은?

조정훈 "기본소득 왜 반대하나"...홍남기 "같은 돈이면 어려운 사람에게"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기본소득 도입 논쟁과 관련해 '3불가론'을 제기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정부가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재난지원금을 많이 꼽고 있고, 오늘 한국은행 발표에서도 재난지원금 효과로 코로나 국면에서도 오히려 민간소득이 늘었다고 한다. 그런데 홍 부총리는 일관되게 반대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개인적으로 기본소득은 장기 검토 과제라 생각한다"며 "당장 전 국민에 기본소득을 준다고 할 때 (1인당) 30만 원만 줘도 200조가 필요하다"면서 3가지 반대 이유를 들었다.

그는 먼저 "복지예산이 180조인데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선택적으로 어려운 타깃(계층)에 하는 180조 복지를 그대로 놔두고 추가로 애드(부가)할 것인지 아니면 (복지제도를) 다 스크랩할지도 공감대가 없다"고 했다. 둘째로는 "같은 돈이면 전 국민에게 30~40만 원을 주는 것과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60~80 만 원을 주는 것 중에 뭐가 더 효과적인지 볼 때 저는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셋째, 그는 현재까지 기본소득 도입에 성공한 국가가 없다는 점을 들며 "물론 우리가 첫 번째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사례가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또 "한국형 뉴딜에 투입하는 국비 114조 원에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이 뭐가 들어 있나"라며 "기재부가 발표한 한국형 뉴딜 과제 선정 기준에 양극화 해소 관련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에 대해 "사회안전망 강화가 들어가 있고, 그 분야는 뉴딜의 '축'이라기보다는 뉴딜이 성공하기 위한 '공기'같은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양극화 해소는 재정에 의한 직접 지원으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큰 축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형 뉴딜을 통해 민간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했지만, 조 의원은 "동의하지 않는다. 방금 부총리가 한 얘기는 '일자리·양극화 문제가 해소되면 좋지만 안 돼도 상관없다'는 정도"라고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홍 부총리가 재차 "과거 어느 정부보다 지금 정부는 (고용·사회)안전망을 두텁게 보호하려 하고 있다"며 "(2020년 본)예산에도 1/3이 복지 예산이다. 꼭 한국형 뉴질 사업만 가지고 (산정)한다면 비중이 좀 줄 수는 있지만…"이라고 하자 조 의원은 "그럼 한국형 뉴딜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주요 정책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8.17 임시공휴일 도입에 대해서도 그 대상이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용직·플랫폼 노동자들은 혜택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휴식 신분제"라며 "왜 국가가 공직이나 큰 직장에서 일하는 엄마아빠를 둔 아이와 작은 직장, 일용직 엄마아빠를 둔 아이를 차별하느냐. 다음에는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전 국민이 쉬도록) 해 달라"고 제안했다. 정 총리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금 시간을 두고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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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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