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자사는 방역지침을 준수했으므로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 책임은 바깥에 있다고 강조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쿠팡 역시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8일 재반박했다.
피해자들 역시 쿠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누적 확진자 152명이 발생한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1명에 그친 덕평물류센터의 차이는 방역지침 준수 여부라고 발표했다.
이에 쿠팡은 7일 "직업을 속여 역학조사를 늦춘 인천 학원 강사로 인해 초기 대응이 늦어졌기 때문"에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고양과 덕평물류센터에서는 확진자 증상 발현 이틀 만에 관련 통보를 받아 초기 대응할 수 있었으나, 부천물류센터에서는 첫 확진자 증상 발현 후 11일이 지나서야 통보를 받아 감염이 확산했다고 쿠팡은 강조했다.
아울러 쿠팡은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전부터 방역지침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방역 책임은 없다는 뜻이다. 방역당국 발표와 정반대 입장을 취한 셈이다.
이에 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8일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인천 확진자의 직업 확인이 지연된 것도 (부천물류센터 대응 지연의) 원인임이 맞다"면서도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기도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부천물류센터 노동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휴게실, 식당 등에서 거리두기가 미흡했다"며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이지, 어떤 하나의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이 대규모 사태로 이어지면서, 쿠팡은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집단 감염 피해를 당한 노동자들은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모임(이하 피해노동자모임)'을 만들어 쿠팡 측에 대응하고 있다.
피해노동자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증언대회에 참석해 쿠팡 측이 집단 감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쿠팡이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과 피해 노동자들의 주장이 일치한다.
피해노동자모임 고건 대표는 "물류센터 집단 감염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겪는 와중에도 쿠팡은 보상은커녕, 방역 내용 등의 필수 사항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직원은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해 피해가 컸다'는 쿠팡의 주장도 현실을 왜곡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직원은 "물류센터에서는 한 시간만 일해도 땀으로 인해 마스크가 다 젖는다"며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가 마스크 안에 필터를 두 장씩 넣고 일하는 등 마스크를 벗지 않고 일하는 대책을 세웠음에도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천물류센터에서 발열 감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출근 직원들이 직접 청소 등을 하는 등 위험 환경에 노출됐다고 피해자모임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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