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평가가 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로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공공성연대는 1일 오전 10시 30분 시청사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이번 기관장 평가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행정 기본 원칙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5일 부산시는 산하 기관장에 대한 '2+1 책임제 경영평가 평가단'을 출범한 바 있다. 이번 평가 점수가 낮을 경우 2년이 임기인 기관장들은 곧바로 교체될 수 있다.
평가는 기관장별 임기에 맞춰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주주총회에서 대표를 선임하는 벡스코와 LPGA인터내셔널부산(옛 아시아드CC) 2곳과 최근에 기관장이 선임된 인재평생교육진흥원, 부산의료원, 국제교류재단, 부산연구원 등은 올해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공공성연대는 이번 평가에서 인터뷰를 통한 기관장 리더쉽 지표의 배점(30점)이 과도하게 높고 정성 평가 점수가 기관별로 달라 평가단의 주관적 개입이 우려되는 등 요식행위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는 "평가 세부계획을 보면 결론적으로 임용권자가 좌우할 수 있는 평가 항목이 과다·중복으로 들어 있어 공공기관의 민주적 통제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1 책임제는 해임보다는 임기 연장 목적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은 임용권자인 시장(권항대행)의 입맛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서비스 이용자인 시민과 생산자인 노동자가 두루 참여해서 운영돼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기관장 평가를 진행하면 기관장 해임시 정당성을 상실해 해임무효소송 등으로 인한 논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성완 권한대행은 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 사퇴 후 시장 권한대행에 취임하면서 민선 7기 부산시정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변 권한대행은 오 전 시장의 '불통 시정'만 승계한 것처럼 보인다. 오 전 시장의 사퇴는 재앙이고 변 권한대행 취임은 재해라는 부산시민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고 요구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기관의 목적은 시민들에게 공공성을 바탕으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며 "하지만 여전히 부산시는 부산시가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을 공공기관에 떠넘기고 부산시의 인사적채를 해소하거나 선거 이후 논공행상을 하기 위한 채널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평가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임은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소통과 공감 속에서 시정을 운영하는 게 근본이다. 몇몇의 가치관과 기준에 의해 기관장을 평가하는 요식행위는 필요 없다"며 "다수의 약자와 취약계층 시민들은 무시한 채 시정을 펼쳐나간다면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맞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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