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비싼 매입 의혹 증폭, 윤미향 감싸던 민주당 기류 변화

윤미향 "쉼터 매입 타당" 해명에도...박범계 "여론 좋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가 자신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제기된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쉼터 매입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013년 쉼터를 시세보다 2~3배 비싼 7억5000만 원에 매입한 이유를 "저희가 볼 때는 타당했다"고 주장하며 사퇴 요구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고, 앞으로 의정활동을 통해 (증명할 테니)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8세에 이 일을 시작해 30년동안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육십을 바라보게 됐다"며 "이 일을 계기로 제 삶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앞서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되자 친일 프레임을 앞세워 공세적으로 대응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은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받은 10억원 중 7억5000만 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상중리에 쉼터로 활용할 토지와 주택을 매입했다. 그러나 당초 서울 마포의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처에 쉼터를 마련하려던 계획과 달리 할머니들의 접근권이 제약된 안성으로 계획을 변경한 대목이 의심을 사고 있다.

윤 당선자는 안성에 쉼터를 매입하게 된 경위에 대해 "처음에 (10억원을 기부한) 현대중공업이 건물 예산 책정을 잘못했던 것 같다"며 "10억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도 집을 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도 (알아봤는데)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주택 비용이 10억을 넘었고, 10억 아래면 적합성이 떨어졌다"며 "그래서 결국 안성까지 오게 됐고 힐링센터를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자는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을 한 경위에 대해선 "당시 저희가 매입을 할 때에는 시세보다 너무 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지만 비싸게 매입한 것도 아니었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사실 조금 미리 세밀하게 검토 못했던 점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정의연은 이 쉼터를 지난 4월 매입 가격보다 3억 원 이상 낮은 4억2000만 원에 팔았다.

윤 당선자의 아버지가 쉼터 관리인으로 일하며 관리비를 받은 것에 대해선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 또 누구 다른 사람에 맡기면 집을 자신의 집처럼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아버지께 부탁을 드렸다"며 "정대협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친인척을 일하게 했다는 것, 그건 제 개인 입장에서는 아버님께 죄송한 일이지만 공적으로는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 밖에 쉼터를 펜션으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공익적인 프로그램에 쉼터를 대여할 때에는 "기본 사용료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들 치유 공간으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평화공간으로는 계속 사용하자, 그래서 정의연의 수요 시위와 연대하는 다른 단체 활동가들 워크숍 장소를 사용하자, 단 전기세와 냉방비가 많이 들기도 하고 기초비용은 받아서 관리비로 충당하자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대협이 시세보다 높은 값으로 쉼터를 매입한 과정에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소개한 지역 건축업자 김모 씨가 등장한다. 이에 따라 윤 당선자 내외와 친분이 있던 이 당선자가 쉼터 매입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 당선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매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거나 어떠한 이득도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제가 한 일은 후보지를 소개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지역언론사 대표로 재직하고 있던 2013년, 정대협이 힐링센터로 삼을 곳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에 지역사회에도 좋은 일이라고 보고 세 곳을 소개해줬고 정대협은 그 중 한 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 당선자가 거래 중개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근거도 사실 확인도 없다"며 "근거 없는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범계 "여론 좋지 않다…친일 공세로 단정하기 어렵다"

윤 당선자의 해명에도 각종 의혹이 거듭 제기되자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치던 민주당의 기류도 변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늘 중에 윤 당선인 본인이 더 소명해야 한다"며 "어제와 오늘, 여론 변화가 분명히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워낙 여론이 좋지 않다. 그래서 당에서 그냥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여론의 변화뿐만 아니라 저희 당과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의 여론 변화도 분명히 있다"며 쉼터 문제를 둘러싼 윤 당선자의 해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윤 당선자가 쉼터를 매입한 과정에 대해서도 "경기 안성에 세 군데나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시가가 싸지 않았다라는 이 부분을 명확하게 빨리 오늘 중에 소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할머니의 배후가 있든 없든 그 할머니의 정신적인 건강이 어찌하든 이것은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무조건 친일적 공세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특히 쉼터에 윤 당선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관리인으로 고용한 것에 대해 "공사가 구분되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 (윤 당선자의) 아버지께는 죄송하지만 공적으로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의 (사과)표현은 반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약하지 않는가 하는 측면이 일단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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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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