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람 ] 하동 수제녹차 명인1호 명인다원 박수근 원장

3대째 전통 수제 녹차제조 비법 '구증구포' 고수

경남 하동에는 가마솥에서 아홉 번 찌고 아홉번 덖는 '구증구포'를 고수하는 전통수제 녹차 명인1호 박수근(77) 씨가 있다.

3대째 녹차제조 가업을 잇고 있는 박 명인은 여섯 살 때부터 화개면 삼신리에 터를 잡고 녹차 덖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살아온 장인으로 농림부에서 식품명인으로 지정 받았다.

박 명인의 전통수제녹차의 특징은 떫고 쓴맛이 없어 녹차고유의 향기가 진하다.

▲수제녹차 명인1호 명인다원 박수근 원장.ⓒ프레시안(김동수)

또 아무리 오래 우려도 쓰지 않고 10번 이상 우려도 은은한 향이 우러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청정하게 가꾼 녹차 밭에서 녹차 잎을 따서 오전에 딴것은 오전에, 오후에 딴것은 오후에 바로 덖는다. 녹차 잎을 따면 2~3시간만 지나도 타닌이 배출돼 차 맛이 엷어지기 때문이다.

녹차는 제조 방법에 따라 차이가 많다. 우렸을 피 연두색을 띠고 인삼, 더덕과 비슷한 향에 찻물을 머금었을 때 혀 밑으로 단맛이 돌아야 일등품이다.

또한 물에 담갔을 때 잎은 모두 가라앉아야 하고 아무리 우려도 찻잎이 말린 상태 그대로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녹차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통 녹차 제조기법인 '구증구포'를 고집한다.

▲가마솥에서 아홉 번 찌고 아홉번 덖는 명인다원 박수근 원장.ⓒ프레시안(김동수)

섭씨 160도가 넘는 가마솥에서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비벼 말린다는 뜻이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고 덖는 도구는 양손이다. 이러한 방법을 박수근 명인의 선친으로부터 현재 박기진(47·아들)까지 3대째 내려오는 비법이다.

수제로 녹차를 만드는 차 농가 대부분이 가을 겨울에는 차를 만들지 않는 것과 달리 박 명인의 노하우로 계절차를 생산하고 있다.

가을 차는 8월 8일부터 찻잎을 따 만드는 차로 매년 200여 통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11월 초부터 만드는 입동차는 그보다 더 적은 20~30여 통에 불과할 정도다. 양은 적지만 계절에 따른 찻잎의 맛과 향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 차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박 명인의 황토가마 소금은 유해성분을 제소 시킨 궁중기법으로 황토가마 800-1200도에서 36시간 동안 구워냈다. 무병장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명인의 혼과 정성을 담아 만든 식품이다.

황토가마 구운소금의 효능은 납, 카드뮴, 중금속을 밖으로 배출시켜 피가 맑아지고 소화를 도와 장에서 좋은 미생물을 키워주는 등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식품이다.

▲녹차를 따르고 있는 명인다원 박수근 원장. ⓒ프레시안(김동수)

이러한 노력으로 박 명인의 녹차는 1908년 제3회 하동 문화축제에서 '올해의 명차'로 선정된데 이어 1999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식품명인 제16호 (녹차분에서는 최초)로 지정됐다. 2001년에는 국제 명차 영예장을 수상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2008년 8월에는 최고의 인기 드라마였던 '식객'에 출연해 수제 녹차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한편 하동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이고 차가 주요 토산물이고 또 그 질도 매우 우수했음이 여러 문헌 기록에 보이고 있다.

우선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라 시대인 828년(흥덕왕 3)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공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라고 했다. 이로 미루어 신라에는 7세기 전반인 선덕여왕[재위 632~647] 이전에 이미 차가 있었어 흥덕왕 때에는 차를 마시는 풍속이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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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남취재본부 김동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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