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노동자, 317일만에 출근한 날 "기쁘지만 착잡한 마음도"

"수납 아닌 업무에 저임금, 바꿔야 할 게 아직 많다"

"317일만의 출근이다 보니 흥분되기도 하고 속 시원하기도 하지만 착잡하고 복잡한 마음도 든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요금수납원으로 일했던 이민아 씨는 마침내 출근길에 오른 심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작년 6월 30일 집단해고됐던 도로공사 수납원 1400여 명이 14일 오전 8시 50분경, 도로공사 직접고용 노동자가 돼 첫 출근했다. 그 중 한 명인 이 씨는 이날부터 도로공사 수원지사로 출근했다.

직접고용 노동자가 되어 처음 출근하는 길이지만 이 씨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이 씨는 "수납 업무가 아닌 청소 업무를 시킨다고 한다"며 "말로만 들었지 실제 해본 일이 아니니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도로공사는 '현장지원직'이라는 직군을 신설해 복직 수납원을 배치하며 요금 수납이 아닌 풀베기, 청소 등 업무를 줬다. 현장지원직 임금은 기존에 도로공사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던 직접고용 직군인 조무원 임금보다 낮다. 집단해고 전 용역 노동자이던 때보다 임금이 낮아지는 복직 수납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씨는 "같이 일하던 동료가 뿔뿔이 흩어졌다"며 "저보다 먼 곳으로 배치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밝혔다.

상당수 수납원이 사는 곳과 다른 광역시도로 원거리 발령이 났다. 원거리 발령자 중 일부는 도로공사가 약속한 임시 숙소도 제공받지 못했다.

'모두 함께 직접고용'이라는 수납원들의 구호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 '불법파견 요소를 대거 제거했다'고 주장하며 임시직 신분을 주고 있다. 불법파견 소송 과정 중 사직한 이들에게는 '고용단절자'라는 명칭을 붙여 배치를 거부하고 있다. 두 주장 모두 작년 8월 대법원의 불법파견 확정 판결 내용과 배치된다.

이 씨는 "돌아가서도 임금이며 복지며 업무며 바꿔나갈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친 뒤 이 씨는 같이 출근한 5명의 동료와 함께 회사 정문을 통과했다.

▲ 14일 도로공사 수원지사로 출근하는 6명의 도로공사 복직자가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주차장에서 정문으로 나오고 있다. 이날 도로공사는 취재진의 수원지사 정문 통과를 허가하지 않았다. ⓒ프레시안(최형락)

▲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민아 씨. ⓒ프레시안(최형락)

▲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출근하는 6명의 복직자. ⓒ프레시안(최형락)

▲ 출근하는 도로공사 복직자들의 뒷모습.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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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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