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원내대표 레이스 시작…주류 전해철·김태년에 정성호 '도전장'

180석 '공룡 민주당' 이끌 새 조타수는?

정성호 의원의 출사표를 시작으로 27일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정 의원을 필두로, 김태년, 전해철 의원 등이 경선 채비를 마쳤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는 180석 거대 여당 의원들을 통솔해 21대 국회 초반 가시적인 입법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28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오는 5월 7일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4선의 정성호 의원은 비주류 후보로 분류된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심 없는 무계파 비주류인 정성호가 21대 국회 첫 여당의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야말로, 180석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국민 여러분께 보내는 강력한 변화의 메시지"라며 출마의지를 밝혔다.

정 의원은 "출신과 인맥을 위주로 하는 계파, 심지어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계보정치는 지양돼야 한다"며 "16년 전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직 통합과 혁신으로, 2년 뒤 4기 민주정부 탄생의 토대를 세우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출마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쟁자에 대해 "김태년 의원은 당권을 가진 주류와 가깝고, 전해철 의원은 현 정권·정부와 가까운 분이다. 두 분 다 훌륭한 자질이 있다"면서도, "국민과 가까이에 제가 있다"고 견제했다. 이어 "당정청의 원만한 소통도 중요하지만,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제가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인 전해철(왼쪽부터), 김태년, 정성호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문 그룹에선 이해찬 현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4선의 김태년 의원, 비당권파인 3선의 전해철 의원이 몸을 풀고 있다. 4.15 총선에서 친문 성향 인사들이 대거 당선된 만큼, 원내대표 선거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하지만 친문 진영의 당 장악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칭한 정성호 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지난해 조국 정국을 겪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1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내부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교수를 고발했을 때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초 비주류인 노웅래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정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굳히자 이번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는 나서지 않기로 했다.

친문 전해철 의원은 출마를 일찌감치 결심하고 21대 총선 당선자들에게 축하 전화와 꽃을 돌리며 일찍이 비공식 선거운동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될 정도로 청와대와의 원활한 소통을 장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이인영 현 원내대표를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친 이해찬계'로 꼽히는 김태년 의원은 지난 2018년 정책위의장을 맡아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 2018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홍영표 전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지난해 이해찬 대표와 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이인영 현 원내대표에게 패배했다. 김 의원과 당내 기반이 겹치는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초선 의원들의 표심과 당내 의원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지역구 초선 의원은 전체 163명의 의원 중 68명 에 달한다. 초선 의원들은 전통적으로 당내 계파 등으로부터 자유로워 당의 비전을 제시할 후보들을 향해 표심을 기울여왔다.

초선 의원들이 주최하는 원내대표 후보자들 토론회도 후보자들의 비전을 확인하기 위한 연장선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친문을 자처하며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전통적 초선 의원들과 표심이 다르게 친문 그룹에 기울여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당 내 모임인 민평련은 문재인 정부 이후 계속해서 원내대표직을 이어왔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민평련계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이들의 표심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례 모임을 통해 지지 후보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에게는 원내대표 선거 투표권을 주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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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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