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체복무제 도입' 요구에 인권단체 환영

국방부 "최단시간 대체복무 방안 확정"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받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두고 각 정당과 사회단체가 속속 대체복무제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헌재의 '병역법 조항 합헌-대체복무제 비 규정 헌법불합치' 의견이 나온 후 헌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전쟁없는 세상·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의 길이 열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관계자들은 "그간 한국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였다며 헌제 결정을 두고 "늦었지만 축하할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 홍정훈 씨(참여연대 활동가)는 "헌재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만큼, 국회가 내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예비군 훈련을 거부해 벌금형을 받은 김형수 씨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병역 거부자도)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며 헌재 결정을 환영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달 15일 "(대체복무제 도입은) 수십 년간 이어진 인권침해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국제법상 모든 사람은 사상·양심·종교 또는 개인의 깊은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이유로 어떤 법적, 신체적 또는 행정적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평은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 후 나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따르면, 그간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이유로 구속 처벌을 받은 이는 약 2만여 명에 달한다.

헌재의 결정에 정부는 즉각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방부는 헌재 선고 직후 "국방부는 그간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없고,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 대체복무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헌재 결정에 따라 정책결정 과정 및 입법 과정을 거쳐 최단시간 내에 (대체복무제에 관한)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헌재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 근거인 병역법 88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헌재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병역종류 조항)에 관해 재판관 6 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입법자는 늦어도 2019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입법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2020년 1월 1일부터 병역종류조항(병역법 5조 1항)은 효력을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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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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