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의 프리덤가디언 군사 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후속하는 다른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열리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 훈련(FE)의 실행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 역시 18일(현지 시각)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부합하기 위해 동맹인 한국과 협력해 미 군 당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된 방어적인 '워게임'(UFG, 을지프리덤가디언)에 대한 모든 계획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한국 국방부와 마찬가지로 키리졸브 및 독수리 훈련 등 추후 훈련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 밖의 태평양 지역에서 진행되는 훈련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미 양국의 훈련 중단 결정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가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많은 손실을 가져오는 워게임(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비용의 부담이 크다. 괌에서 폭격기가 6시간 넘게 걸려서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는데, 제가 비행기에 대해 좀 알지만 이렇게 하면 매우 비싸다", "워게임(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는 너무 많은 예산과 돈이 들어간다" 등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훈련 중단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 17일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훈련 중단은 자신의 요구였다면서 "(한미 훈련은) 선의로 하는 협상에 좋지 않은 신호가 될 수 있고, 또한 상당히 도발적이다"라고 밝혀, 북한과 원활한 비핵화 협상을 위해 훈련을 중단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북미 양 정상이 지난 정상회담에서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이 훈련 중단을 통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는 시그널을 보내주고 이를 통해 북한의 신속하고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향후 북한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협상이 결렬되면 즉시 (한미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북한에 성의있는 조치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조속한 접촉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이 이번과 같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또는 한반도 평화 국면 전개로 인해 훈련을 중단한 것은 지난 1992년 팀스피릿 훈련 중단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UFG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UFL(을지포커스렌즈)이 1990년 한 차례 중단된 바 있으나, 당시는 미국의 걸프전 참전 때문이어서 이번과는 그 배경이 다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