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 첫 패소, 5조 원 론스타 사건 대책 급하다

[송기호의 인권 경제] ISD 패소 판결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

대한민국이 이란 기업에 73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국제 중재 판결을 받았다. 'ISD'라는 약칭으로도 알려진, '국제중재 회부제'에서 처음으로 패소한 사건이다. 론스타의 5조 원대 국제중재회부 대책이 시급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있는 동일 제도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ISD 패소 판결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

먼저, 한국은 패소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가? 결론은 4명의 국제 중재 판정인이 뇌물을 받아 판결을 했다는 등의 극단적 상황이 없다면 뒤집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일부 보도에서 나온 패소 판결 취소 청구는 사실상 대책이 될 수 없다. 불가능하다.

한국이 패소한 원인은 2010년에 부실채권정리기금(캠코)가 엔텍합에게 대우일렉토로닉스 지분을 팔면서 받은 계약금 578억 원을 계약 해제 후에도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578억 원 계약금을 몰취한 것이 정당한가이다.

그런데 이미 한국 법원은 캠코가 계약을 해제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캠코가 승소했다. 만일 이 사건이 한국 법원에 제기되었다면, 애초 엔텍합이 캠코에게서 대우 지분을 살 때 체결한 계약서에 계약금 몰취 조항이 정당한 것인지가 쟁점이었을 것이다. 한국 법원이 이미 캠코의 해제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상, 몰취 조항만 그 내용이 정당하다면 한국 법원이라면 한국을 쉽게 패소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엔텍합은 한국 법원을 피해, 한국을 국제중재에 회부했다. 그리고 승소했다. 이렇게 되면 법원 판결들간의 조화를 통한 법적 안정성 유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엔텍합이 승소한 '공정 공평 대우'와 '수용 보상' 조항 위반은 의미가 매우 추상적이고, 넓다.

또한, 한국은 캠코라는 공기업의 행동으로 패소했다. 즉 국제중재회부제는 단지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만의 행동이 아니라 공기업의 행위에 대해서도 겨냥할 수 있는 막강한 제도이다. 한국이 한전, 수자원 공사, 국민연금관리공단를 비롯한 광범위한 수많은 공기업을 특징으로 하는 현실에서 국제중재회부제는 특히 한국에 위력적일 수 있다.

5조 원 론스타 사건 대책 시급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 패소한 엔텍합 대책이 아니다. 5조 원대 론스타 국제중재 회부 사건 대책이다. 론스타가 한국이 위반한 조항이라고 내세운 것도 한국이 패소한 엔텍합 사건과 같이 공정 공평 대우 조항과 수용조항이다.

첫째, 론스타가 애초 외환은행을 인수할 대주주 자격이 없었다는 주장을 시급하고도 집요하게 해야 한다. 이 주장을 국제중재 판정관들이 받아들인다면 론스타는 국제중재를 신청할 자격조차 없게 된다. (Salini 사건 ARB/00/4 등)

즉 론스타 펀드들이 외환은행 지분 인수 당시에 이미 골프장과 같은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어, 적법한 인수 자격이 있는 '금융자본'이 아니었다는 증거들을 신속하게 제대로 제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론스타가 국제 중재에서 하는 주장을 이해관계자에게 지체하지 말고 제대로 알려야 한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사실상 사건의 참여자, 또는 당사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론스타 사건을 직접 겪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겪은 사실을 근거로, 론스타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국제중재법에서도 허용하는 일이다.(ICSID 조약 37조) 론스타 사건이 어느 일면만이 아니라 실체가 충분하게 국제 중재부에 전달이 되어야 한다. 론스타 사건이 언제 판결이 나올 것인지도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정부는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 국제중재 회부제 개정을 협상하는 중이다. 개정하기로 한 점은 옳은 방향이다. 개정 협상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제중재회부제를 자유무역협정에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아는 한국 법원은 외국 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차별 대우하지 않는다. 이미 유럽연합은 한미 FTA 식의 국제중재회부 모델을 거부하고 공동 법원을 만드는 대안을 새로운 모델로 채택했다. 비록 한국이 처음으로 엔텍합 사건에서 패소했지만 부디 론스타 사건에서는 승소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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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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