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북미회담 직전 中서 북중러 정상회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계기"…中외교부 "제공할 소식 없다"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3자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릴 것이라고 홍콩 <동방일보>가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런 보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방일보>에 따르면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운정보센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중국인권민운정보센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다음달 9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다.

3자 정상회담이 칭다오에서 열리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안보·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다음 달 6~9일 칭다오에서 열리기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란 대통령이 참석한다.

중국 동북지역의 경제 중심지 중 하나이자 휴양지로 유명한 칭다오는 서해에 접한 산둥반도에 있어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김 위원장이 지난번 방문했던 다롄(大連)과도 멀지 않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다면 지난 3월 25~28일 베이징 방문, 이달 7~8일 다롄 방문에 이어 두 달여 만에 세 번째로 방중하는 것이 된다.

3자 정상회담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세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김 위원장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우군'을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속내를 가질 수 있다.

남북한과 미국 3자 구도로 한반도 정세 논의가 이뤄지면서 중국의 역할이 사라지는 '차이나 패싱'에 대한 우려가 큰 중국은 잇따른 북중 정상회담으로 자국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 대한 군사 개입으로 서방국가의 적대감이 커진 처지에 놓인 러시아로서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낸다면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다롄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칭다오 방문은 매우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을 위해 칭다오와 다롄의 치안이 이미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칭다오에서 북중러 정상이 만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미 이번 SCO 회의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면서 이 기간 북중러 회의에 대해선 "제공할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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