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몸통설' 수면 위로…한나라당 발끈

국정감사 달구는 이국철·박태규 게이트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이름이 난무했다. 이국철 SLS회장 폭로, 부산저축은행 로비 사건과 관련해 이상득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4일 여야는 설전을 벌였다. 특히 이상득 의원의 '실명'을 먼저 꺼낸 인사가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었던 점은 주목된다.

'친이상득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출신 이은재 의원은 한상대 검찰총장을 상대로 "모든 국민의 관심은 '신재민이 뭘 어떻게 했더라, 이상득이 뭘 어떻게 했더라, 박영준이 뭘 어떻게 했더라' 이런 얘기들"이라며 "수사중이지만 관련된 얘기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한 총장이 "내용은 수사 중이라 구체적으로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법사위 앉아 있기 창피할 정도다. 이국철이라는 사기꾼이 야당과 합작해 폭로하고, 일부 좌파 언론이 권력형 비리라고 해서 야당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제2의 김대업 사건이다"라고 주장했다.

▲ 이상득 의원 ⓒ뉴시스
이 의원은 '이상득 몸통설'의 타깃을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돌렸다. 그는 "이국철 폭로의 배경에도 야당에 두 자매(남매의 잘못된 발언) 의원이 계신걸로 알고 있다. 어떤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국철 입을 빌어 국민을 현혹 시키는 것 아니냐. 법사위에 앉아 있는 P의원은 이국철을 만나 들었다면서 이국철이 포항의 모 의원을 지칭하며 30억 원과 자회사 소유권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P의원으로 지목당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속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가 이상득 의원과 밀접한 관계임을 설명했다. "이국철 폭로에 박지원 의원이 있다"는 이 의원의 비난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

이에 이은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그는 "지난번에도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형님(이상득 의원) 부분에 대해 말을 했는데, 오늘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이상득 의원 관련된 얘기를 말씀하셔서 상당히 유감이다"라며 "동료 의원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너무 정치적인 공략 아닌가 이렇게 보여진다"고 이상득 의원을 방어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저는 이상득 의원에게 이국철 회장이 돈을 전달했다고 말한 적도 없고, 이국철이 저에게 얘기한 적도 없다. 해석은 언론 몫"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언론이나 국회 상임위에서 이상득 의원의 실명을 거론한 적이 없다. 다만 "이국철 회장과 포항 지역 인사, 그리고 모 의원실 박 모 보좌관"을 언급했었다. 이은재 의원이 스스로 이상득 의원의 실명을 거론한 셈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박태규 씨와 이상득 의원의 관계에 대해 "박태규씨는 소망교회 30년 신도다. 부인은 소망교회 권사고, 박태규 씨는 장로다. 그래서 늘 교회 끝나면 이상득 의원과 많은 대화 나눴다"고 말했다.

'이국철 게이트', '박태규 게이트'와 관련해 '포항 지역 정치인'이 계속 거론되자, 한나라당이 "이상득 의원을 그만 거론하라"고 나선 셈이다.

박지원, 이상득, 윤증현, 정정길, 조석래 등 줄줄이 실명 거론

박 전 원내대표는 구속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관련해 현 정부 실세들의 실명을 줄줄이 열거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태규 로비스트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로비 게이트"라며 "(박태규 씨는) 누구든 만나서 자랑스럽게 '내가 이명박 정부의 홍보 관리를 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태규 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로 "안상수 전 대표, 이상득 의원을 자주 만났고 정부에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전 차관, 신재민 전 차관을 만났다. 청와대에는 정정길 전 비서실장, 이동관 전 수석, 김두우 전 수석, 홍상표 전 수석을 자주 만났다. 재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 관계인) 조석래 전 전경련 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지방정부에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와 막역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 분들이 로비스트 박태규가 활동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 줬느냐. 왜 부산저축은행이 부실화돼 가는 것을 알면서도 삼성(삼성꿈나무장학재단)과 포스텍이 1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출자했나. 이런 분들이 어떻게 역할을 했는지 밝힐 의무가 검찰에 있다고 본다"고 요구했다.

이에 한상대 총장은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하고 있다. 다만 언론에서 얘기하는 '박태규 리스트'라는 것은 검찰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친박 노철래 "권력 누수라 해도 이렇게까지 썩은 나무 부서지듯…"

친박계인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의원은 "임기말 권력 누수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썩은 나무 부서지듯이 버글버글 여기 저기에서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는지. 이런 비리 부정을 검증해야 하는 검찰 총장은 각오를 말하라"고 주문했다.

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 비리 없는 정권'이라고 말했지만, 역대 최악의 측근 비리 정권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검찰총장이 명명백백 밝혀서 국민에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 총장은 "권력형 비리일수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원내대표는 이국철 회장과 관련된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신재민 전 차관의 (이국철 회장이 빌려준) 렌트카 차량번호가 13허973X 이렇다고 한다. (이국철 회장이) 한나라당 모 의원 측에 제공한 30억 원을(이국철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차를 빌려줄 때 통했던) 렌트카 회사에서 조성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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