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하 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릴 공화당 후보 선거 지원 유세에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북한과 대화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세장에서 남한의 대북 특사단이 백악관을 찾았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했다. 그러자 청중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매우 긍정적인 내용이다. 만나고 나서는 그래도 되지만, 지금은 매우 '나이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임 대통령들이 북핵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그건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와 만남은) 오바마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를 믿어라"라며 전임 대통령들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11월 28일 이후로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고, 그렇게 약속했다"며 "그들(북한)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며 "시 주석과 나는 북한 김정은과 회담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시 주석은 미국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통화에서 "그는 (북미 간) 대화들에 대해 매우 열광적이었다"며 아베 총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자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백악관에서는 다른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나 행동을 보지 않고 그런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구체적이고 검증될 수 있는 행동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5월내로 북한과 만나겠다고 했지만, 실제 미국은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10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한국의 대미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알았다. 북한에 내가 그렇게 한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는 한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정상회담 개최는 트럼프 대통령이 확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과 접견을 희망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대미특사단으로부터 전해 들으며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예스'라고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리는 대미특사단이 미북 정상회담을 발표한 것은 사안이 중간에 유출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 때문이었다면서 "이 사안을 (발표하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역풍을 맞았을 것이다. 이 조치 (대미특사단이 발표) 때문에 위험이 제거됐고 회담 계획이 진실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또 다른 미국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역시 이날 미국 정부가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무부의 한 관리가 회담 장소와 관련해 "가장 확실한 곳은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어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언급한 구체적인 전제 조건과 관련해 "샌더스 대변인이 대화를 위한 새로운 전제조건을 붙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백악관이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수도 있다는 보도에 대해 11일(한국 시간) 청와대 관계자는 "판문점이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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