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우미 살해 후 사체유기한 50대 男 '무기징역'

법원, 전세보증금 빼앗으려 범행 "반성하지 않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자신과 사귀고 있던 노래방 도우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이불로 덮어 부산항에 버린 5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모(57)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또한 A 씨와 함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공범 B모(46)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 지난해 9월 26일 부산항 인근 해상에서 발견되 변사체. ⓒ부산해양경찰서

A 씨는 지난해 9월 20일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노래방 도우미 50대 여성을 목을 졸라 살해하고 6일 뒤 B 씨와 함께 시신을 부산항 인근 하천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 씨는 도박 등으로 4900만원의 빚이 있었으며 이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 신세로 공과금도 못 낼 형편이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A 씨는 피해자가 전세보증금 1억원을 돌려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 계좌에서 344만원을 인출하고 귀금속 290만원 상당을 현금화해 빚을 갚고 생활비로 사용했다.

당시 A 씨는 범행 1주일 전 채무자들에게 "곧 해결해 주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공범인 B 씨에게는 "개를 치워야 할 일이 있다"고 범행을 예고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 사체 유기 현장검증 모습. ⓒ부산해양경찰서

특히 A 씨는 사기 등 전과 8범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다른 사람 명의로 사용해 행적을 감췄으며 현금 인출도 공범인 B 씨에게만 시켰다. 사체 유기과정에서도 육상과 해상으로 두 차례 이동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사체 발견 후 부산해양경찰서에 긴급체포된 A 씨 등은 범행을 일체 부인하며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으나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찍힌 CCTV 등이 확보돼 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재판부는 "재물을 빼앗을 목적으로 치밀한 계획하에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신을 유기하는 등 죄책이 극히 무겁다"며 "자신의 가해행위로 여성이 사망한 사실만 인정할 뿐 반성하지 않고 있다. 사회로부터 격리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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