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자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이 전 청장이 국정원의 김 전 대통령 등 음해 공작을 도운 대가로 수천만 원의 대북 공작금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최종흡 전 국정원3차장과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 등은 김·노 전 대통령의 비리와 관련한 해외 풍문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최 전 차장 등은 국정원 대북공작금 10억 원을 유용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는데, 이 돈 중 일부가 이 전 청장 등 당시 국세청 간부들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최 전 차장 등 국정원 공작팀은 빼돌린 대북공작금 일부를 국세청에 건네며 김·노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전날 검찰은 전직 대통령 뒷조사에 국정원 대북공작금 10억 원가량을 유용한 혐의로 최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국정원, 10억 빼돌려 DJ·盧 음해공작에 사용했다)
국정원 공작팀이 수행한 '작전'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인 '데이비드슨 프로젝트'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연어' 등이다. 데이비드슨 프로젝트는 김 전 대통령이 수조 원대 비자금을 해외 차명계좌에 보유하고 있다는 풍문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풍문은 결국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연어' 작전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핵심 실세들이 사행성 게임업체 '바다이야기'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풍문이나 노 전 대통령 측이 미국 카지노 관계자에게 비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정원은 조사 끝에 이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결론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국정원의 '작전' 내용이 이현동 전 청장의 업무와 맞아떨어지는 지점도 있다. 2011년 6월 당시 국세청은 스위스 세정당국과 정보를 교환하며 스위스 은행의 한국인 소유 비밀계좌를 추적하려 했다. 박윤준 국세조사관리관은 그해 6월 15일 "스위스 국세청이 지난 2월 한국 국세청에 귀속될 배당세 58억 원을 환급해 줬다"며 "역외탈세 추적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브리핑을 하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 스위스 비밀계좌 '검은머리 한국인' 드러나나)
한편 김 전 국장은 국정원 예산 수십억 원을 들여 서울 서초구의 한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1년여 간 임차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개인 용도로 사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든 돈 역시 국정원 대북공작금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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