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보복관세가 순리다

[송기호 칼럼] "미국의 세이프가드, 한미 FTA 위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제 무역 규범을 어지럽히는 중이다. 그 대표적 과녁이 한국이다.

미국은 이미 2013년에 한국산 세탁기를 상대로 불법적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를 했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패소했다. 뿐만 아니라 WTO가 작년 말까지 불법조치를 시정하라고 했는데도 따르지 않았다. 그래놓고 다시 그제 폭탄과 같은 세탁기 긴급수입제한 관세를 발표했다. 사실상 무관세(0.4%)인 세탁기에 20%(120만대 이하)와 50%(120만대를 넘는 분량)라는 폭탄을 던졌다.

불법행위자가 법원의 명령을 어긴 상태에서, 다시 대형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과 같다. 거듭된 불법이다.

특히 이번의 세탁기 긴급수입제한 관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칙 위반이다. 미국은 한국과의 FTA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다자간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 (10.5조)

즉 한미 FTA의 적용 대상이 되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에서의 피해를 낳는 '실질적인 원인이 아닌 경우에는' 다자간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배제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한미 FTA의 적용 대상이 되는 한국 국내 생산 세탁기도 이번 긴급수입제한관세 대상에 포함해 버렸다. 미국 자신의 정부기관인 무역위원회(ITC)의 보고도 무시했다. ITC는 한국 국내 생산 세탁기는 피해의 실질적 원인이 아니라고 이미 발표했었다.

트럼프에게 원칙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는 계산에 밝은 사람이다. 트럼프에게 자신이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이번 세탁기 조치에 대해서 또 다시 WTO에 제소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미 2016년에 승소하지 않았는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순리대로 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적법한 보복 관세를 매겨야 한다.

한국이 승소한 2016년 WTO 판결을 근거로 조속히 WTO에 집행 명령을 받아야 한다. WTO의 규범을 미국에게 집행해야 한다. 미국이 한미 FTA의 성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적법한 보복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미국에게 원칙을 적용할 때, 미국도 한국을 원칙에 맞게 대우할 것이다. 이것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갈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산 쇠고기 보복관세가 순리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는 반드시 지금의 반(反)덤핑 조항(10장)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 한미 FTA에서 문제로 지적되었듯이 한미 FTA에는 미국의 반덤핑 불법조치에 대한 분쟁해결 절차가 없다. 미국과 하는 FTA는 반덤핑을 해결할 수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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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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