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이름은 민주평화당"…반대파, 안철수 최후통첩 일축

"창당 중지? 못 하겠다면?", "보수야합이나 중지하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별도 신당 당명을 '민주평화당'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개혁신당'이라는 가칭을 쓰며 당명을 공모한 결과다. 반통합파의 신당 창당이 점차 구체적으로 윤곽을 갖춰 가면서, 국민의당의 분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반통합파 의원 모임인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회' 대변인인 최경환 의원은 24일 오전 "당명은 민주평화당이고 약칭은 '민평당'"이라며 "그동안 SNS로 100여 명이 80개 당명을 제안했다"고 선정 경과를 밝혔다. 호남 중진이 절대 다수인 반통합파가 내세운 '민주평화당'이라는 당명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평화민주당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최 의원은 당명의 의미에 대해 "민생 제일주의,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강력한 의지와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 실현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의지를 담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안철수 대표 측이 추진하고 있는 2.4 통합 전당대회에 대해 "대표당원 명부 작성과 공개, 의사진행에 있어서 민주적 절차가 진행되는지, 저희가 우려하는 대리투표나 불법투표 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있는지 상황실을 설치해 집중 감시하겠다"고 했다.

반통합파 의원들은 전날 안 대표가 '최후통첩'을 보낸 데 대해 일고의 가치고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관련 기사 : 安 "창당 중단해" 최후통첩) 신당추진위 조배숙 대표는 "어제 안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하는 우리들에게 '창당을 중지하고 전당대회 참여하라'고 얘기했다"며 "아직도 이유를 잘 모르는 건지…. (안 대표가) '보수 대야합'을 중지하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된다. 본인이 지금 당장 바른정당과의 보수야합을 중지하면 저희들은 원상으로 회귀시킬 수도 있다"고 맞받았다. 유성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해당행위 중단하고 전대 협력해 달라고?"라며 "못 하겠다면?"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정현 테니스 선수가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지만, 안 대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흑역사를 쓰고 있다"고 비꼬며 "안 대표가 어제 개혁신당 창당파들에게 '주말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하라' 명령했다. 박정희·전두환 따라하기 계엄령 선포를 벌써 준비하는 것 같은데, 안 대표야말로 주말까지 보수야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그러면 우리 국민의당은 정상화되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되쏘았다. 특히 박 의원은 전날 안 대표가 자신의 입당 선언문을 인용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제 발언록을 찾는 정성이면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천정배 후보가 '바른정당과 합당할 것이냐'고 하니 '하늘이 두 쪽 나도 합당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했던 그 TV 기록을 보는 것이 훨씬 좋은 일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중재파 의원들을 향한 손짓도 나왔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안 대표를 상대로 무슨 또 중재안을 내니 하는 이런 노력은 사실 좀 안타깝다. 무망하다"며 "안 대표가 입장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중립파 의원들도 기본적으로 정체성을 중시하는 정치인들"이라며 "안 대표는 정체성을 변질시켰다. 호남을, 햇볕정책을 버리고 오라는 유승민 대표의 지침에 충실히 따른 결과다. 그런 안 대표를 따라서 정치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반통합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안 대표는 "통합이야말로 전적으로 제대로 된 개혁정당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비례대표 출당 문제에 대해 "비례대표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으로 당선된 분들이다. 즉 개인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해서 선출된 분들이기 때문에, 그것(출당)은 지난 총선 민심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과 아름다운 이별은 힘들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겠다"고만 했다. 그는 한편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 관련 질문에는 "어떤 일이라도 당을 위한 일이라면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 결심을 한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저는 현재는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통합이 되어야 그 다음 당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로들이 열릴 것 아니겠느냐"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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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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