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이 함께 입장한다.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선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다.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차관급 회담을 통해 이같은 합의를 골자로 하는 11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이로써 지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한반도기가 사용될 전망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국한됐지만, 올림픽 규모의 국제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남북 합의와 별개로, 개회식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북한 선수단의 참가 종목과 선수단 규모 등은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으로 남북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와 함께 북한은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해 남측 응원단과 공동 응원을 진행키로 했다. 북한 응원단은 개폐회식 등 올림픽 행사와 남북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한다.
또한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응원단의 활동도 보장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북측 응원단과 별도로 250명 규모의 조총련 응원단이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30여 명의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해 평창과 서울에서 시범공연을 갖기로 했으며,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당의 활동을 취재할 기자단을 파견키로 했다.
14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인 '삼지연 관현악단'까지 포함하면 북한의 총 방남단 규모는 500여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남북은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의 방남 때 경의선 육로를 이용키로 했으며, 이 가운데 선수단은 2월 1일에, 대표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2월 7일에 방남키로 했다.
3월에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에도 북측은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을 150여 명 규모로 파견키로 했다.
또한 남북은 동계올림픽 계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 선수들의 공동순련을 진행키로 했다.
실무회담을 이끈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과 관련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당연히 경기가 열리는 우리측 지역에서 훈련을 한다"며 "마식령스키장에 가는 선수들은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역량이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 문화행사는 음악 공연과 문학행사를 위주로 남북이 함께 하는 종합예술공연 형식으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평창올림픽 전야제 직전에 행사를 갖는 쪽으로 조율 중인 가운데, 현장 시설 점검 결과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수 있으나 1월말에서 2월초가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금강산 문화행사 및 마식령스키장 공동 훈련이 사실상 '5.24 조치' 해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천 차관은 "장기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한다든지 하는 것과 관련이 없고, 5.24 조치의 틀 내에서도 민간차원에서 사회문화 교류를 추진해 왔다"고 했다.
다만 이날 남북이 채택한 합의문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면면과 규모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천 차관은 "북측에서 이 부분은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했다.
또한 북측 대표단, 응원단, 예술단 등에 대한 지원 비용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를 갖지 않았으며 과거 남북 공동행사의 사례에 준해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남북 합의문 전문.
남과 북은 2018년 1월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단의 참가 종목과 선수단 규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정한다. 2. 남과 북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며,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정한다. 3. 북측은 230여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여,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행사와 남측과 북측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남측 응원단과의 공동응원을 진행한다. 남과 북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응원단 활동도 보장한다. 4. 북측은 30여명의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며, 남측 평창과 서울에서 시범 공연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범공연 일정은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5.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활동을 취재하는데 필요한 기자단을 파견한다. 남측은 북측 기자단의 활동을 지원하며, 동계 올림픽대회와 관련한 취재의 지원 범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정한다. 6. 북측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여 왕래한다. 북측 선수단은 2월 1일에, 북측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2월 7일에 남측으로 이동하며, 귀환시기는 분야별로 양측간 합의에 따라 편리한 시기로 한다. 7. 북측은 경기장을 비롯한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의 활동에 필요한 현지시설 점검 등을 위해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선발대를 파견한다. 8. 북측은 동계패럴림픽대회에 장애자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을 150여명 규모로 파견하며, 이와 관련된 문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9. 남과 북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측은 현지 시설점검 등을 위해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선발대를 파견한다. 10. 북측 대표단은 남측의 안내와 질서에 따르며, 남측은 북측 대표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한다. 11.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참가 및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선발대 파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무적 문제들은 판문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한다. 2018년 1월 17일 판문점 |
임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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