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UAE 간다…'군사 협력' 문제는 추후 논의

靑 "소통 채널 끊겨서 2+2 채널 형성"

이명박 정부 등 과거 정부가 약속한 군사 협력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국방부와 외교부 차관급이 참여하는 '2+2 대화 채널'을 만들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UAE에 방문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한-UAE의 관계도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그동안 양국 간 경제 장관 간 소통 채널은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양국은 다양한 협력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2+2 대화 채널을 형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들어 UAE에 원전을 수주하면서 생긴 경제장관 간 소통 채널이 박근혜 정부 들어 끊기면서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고 언질한 셈이다.

'2+2 소통 채널'을 가동키로 한 이날 합의 내용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특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면서 나왔다. 칼둔 특사는 먼저 임종석 실장을 만나 양국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관련 기사 : 칼둔 만난 임종석 '외교참사' 일축...한국당은 '난감하네')

박수현 대변인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자는 원칙적 합의를 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2+2 대화 채널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며 "군사 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정책, 문화, 관광 분야, 인천과 아부다비 간 직항 노선 증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에서 군사 협력과 관련한 '이면 합의'가 있다는 점은 사실상 부인하지 않았다. "이전 정부에서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군사 합의가 있었고, 이 합의는 수정해나가기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래서 2+2의 전략 대화를 마련키로 한 것이 소중한 결실"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군사 합의와 관련한 문제도 2+2 대화 채널 안에서 추후 해결하겠다고 봉합한 셈이다.

▲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청와대

이명박 정부 시절의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2010년 UAE와 '유사 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독소 조항이 담긴 비밀 군사 협정을 맺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자동 개입'을 위해서는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UAE에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군사 협력과 관련한 이면 계약을 법 위반 논란까지 감수하며 체결하기로 약속했다고 실토한 셈이다.

문 대통령, 올해 안에 UAE 방문키로

문재인 대통령과 칼둔 청장은 이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며 양국 관계의 돈독함을 과시했다. 문 대통령은 칼둔 청장의 초청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조만간 UAE에 직접 방문할 방침을 밝혔다.

칼둔 청장은 "이렇게 대통령님께서 특별히 시간을 내주신 것이야말로 양국 관계가 얼마나 돈독하고 또 깊은 유대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하메드 왕세제께서는 대통령님이 제2의 국가인 UAE로 방문하길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고 모든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자국으로 초대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그런 방문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원래는 바라카 원전이 완공되는 올해 연말 쯤에 가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UAE에서 그보다 빨리 방문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문 대통령도 그런 의미를 알기에 원전 준공 이전이라도 빠르게 방문하겠다고 답변하셨다"고 설명했다.

칼둔 청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친서를 전달했다.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덕담을 건넸고, 문재인 대통령은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합시다"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등 야당에서는 이날 칼둔 청장의 방문으로 'UAE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내놓은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에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서 어떻게 하겠다고 하시지 않나. 임종석 비서실장이 어떤 계기가 됐든 직접 말씀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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