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차명재산 4조5천억은 비자금"

민주당 "전면 재수사해야…조준웅 특검도 수사 대상"

더불어민주당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 및 금융실명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2008년 조준웅 특검이 밝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재산 4조5000 억 원은 상속재산이 아닌 비자금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전면 재수사 요구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2008년 진행된 삼성특검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이 회장의 차명계좌 32개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까지 밝혀진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총 1229개로 늘어났다.

이학영 의원은 "이 회장 측도 2012년 (이맹희 와의) 재판에서 상속 재산이 아니라고 주장한 만큼 이건희 회장 차명 재산에 대한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의 판단은 잘못됐다. 이는 비자금이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조준웅 특검이 상속재산이라고 판단한) 4조5000억 원 가운데 2조3000억 원 규모의 삼성생명 차명주식 80%가 이병철 선대 회장 사후에 유상증자를 통해 형성됐음을 확인했다"며 "당시 조준웅 특검은 1994년 이후의 보유경로만 파악해서 상속재산이라고 했다. 이건 특검 수사가 미흡했거나 고의로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TF 간사인 박용진 의원도 "금융감독원이 우리에게 보고한 1229개 계좌를 전수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삼성생명 주식 2조3000억 원 가량이 현물로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계좌 내에 삼성생명 주식이 없고 예탁결제원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특검이 이것을 차명계좌라고 발표한 것은 삼성 측 민원을 해결해 준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TF는 조준웅 특검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덧붙여 박 의원은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을 비판하며 감사원 감사를 주장했다. 그는 "TF 활동을 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것은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삼성 앞에서만 얼음이 된다는 것"이라며 "이제 와서 법제처에 유권해석 의뢰하고 난리법석을 피는데 4월 17일이 되면 과징금 징수 기간 끝난다. 너무 황당하고 납득이 잘 안 간다. 적절한 내부조치를 취하든지 아니면 관련해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과제로는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93년 이전에 개설된 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태섭 의원은 "세금과 관련된 법제처 유권해석 의뢰가 빠른 시간 내 해결돼 과징금이 결정돼야 한다"며 "금융실명제 입법 미비 부분을 정비해 과세와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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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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