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2월내 신당 창당 완료"…순항할까?

합당 시기·방식 합의, 바른정당도 '이탈자' 고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작업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양당 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공식 기구가 3일 출범하고 첫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첫 회동에서 통합의 시기와 방식을 못박았다. 2월 중으로, 신당 창당 방식으로 통합을 한다는 것이 요체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 출범식 겸 1차 회동을 갖고 회동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양당은 당원과 국민의 여망을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2월 내에 통합 신당 창당을 완료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추협은 또 "양당 통합은 단순 합당 방식이 아닌 신당 창당의 신설합당 방식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정치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제3세력을 규합하는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합의를 이뤘다. 즉 기존 정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그대로 합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지대에 신당을 만들고 이 신당이 국민·바른 양당을 흡수하는 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새 통합정당의 지도체제는 사전 물밑 조율을 거쳐 창당대회에서 합의추대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날 이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 통추협은 통합의 대의에 대해서는 "낡은 정치 청산", "구시대의 전유물인 이념·진영 대립과 지역주의 극복", "합리적 개혁" 등을 들었다. 이들은 통합 과정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양당 공동으로 실무지원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통추협에는 국민의당에서 이태규 국민정책연구원장과 이언주 의원, 바른정당에서 오신환 원내대표와 정운천 의원이 협상 창구로 참여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과 정 의원은 국민-바른 양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임 '국민통합포럼' 간사를 맡아왔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이태규, 이언주, 정운천, 오신환 의원(왼쪽부터)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의체 출범식 겸 1차 회동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양당이 통합까지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통추협의 인적 구성 자체가 이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오 원내대표와 이태규 원장이 마주앉은 모습은, 본래 카운터파트인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김세연 바른정책연구원장을 연상하게 한다. 김 원내대표는 전당원투표를 계기로 중립파에서 반통합파로 기운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김 원장은 한국당 복당설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반통합파의 반발을 어떻게 억누르느냐가 안철수 지도부의 과제로 남아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통합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져 내분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바로 이 점이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인 상태"라고 하기도 했다. 또 통합 관련 최종 의결은 전당대회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전대 개최가 최대의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 (☞관련 기사 : 국민의당,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

바른정당에서는 역시 추가 이탈 여부가 논란거리다. 김 원장 외에도 이학재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국민의당과의 통합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 복당은 앞서나가는 얘기"라면서도 "저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며 "앞으로 원희룡의 정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종합적이고 근본적 고민을 충분히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구체적인 당 소속이나 그런 정치 일정에 따른 부분은 그 고민 끝에 결론으로서 적정한 시간에 나오면 되는 거지 그것 때문에 먼저 급하게 결정하고 거기에 끼워 맞춰서 움직여야 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한때 같이 '남원정'으로 불린 남 지사와 "간간히 의견을 나눈다"며 "큰 틀에서는 비슷한데, 구체적인 당적 고민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남 지사가 좀 앞서나가는 면이 있다. 그 분보다 저는 훨씬 더 고민의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지가 않는다. 고민이 많다"고 했다.

남경필 지사에 대해서는 바른정당 지도부에서도 이미 반쯤 '각오'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지난주에 남 지사를 뵈었는데, 본인은 이미 굉장히 깊이있게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직 최종적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좀 더 논의하고 설득해서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이에 라디오 진행자가 '한국당으로 갈 확률이 있다는 말씀이시냐'고 재질문하자 오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오 원내대표는 원 지사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전언에 의하면 한국당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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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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