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3일 오전 9시 판문점 연락 채널로 북한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판문점 남북 간 연락 채널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중단된 뒤 끊어졌지만 물리적으로 전화선 자체가 끊어지지는 않았다. 북한이 수화기를 들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북한의 무응답이 이어지는 배경을 두고 판문점 연락 채널을 여는 것 자체가 북한 입장에서 하나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남북 간 연락 채널 복원을 강조해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17일 북한에 적십자회담 및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을 제안했을 당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현안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 및 서해 군 통신선이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고위급회담 제안 때도 조 장관은 "남북 당국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 채널이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보며,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의제, 대표단 구성 등 세부절차에 대해 협의해 나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혀 연락 채널 복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협상 카드로 연락 채널 복원을 활용하는 것과 함께 회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남한이 제의한 연락 채널이 아닌, 언론 보도나 다른 방식의 공개적인 형태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회담에 응한다면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판문점 연락 채널이든 서해 군 통신선이든 남북 간 연락 채널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한도 언제까지 이 문제를 두고 남한과 실랑이를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에도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매일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각각 개시 통화와 마감 통화를 시도해왔다. 북한은 2016년 2월 이후 현재까지 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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