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정은 신년사에 "환영, 대화 용의 있다"

"시기·장소·형식 구애없이 대화"…文 '평창 구상'에 힘받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의사를 밝히고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데 대해, 청와대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후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한 남북 당국간의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그간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시기·장소·형식 등에 구애됨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청와대는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책임있게 마주앉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의 해법을 찾아나가기 바란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청와대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 이 논평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내용을 미리 알고 확인했다고 귀띔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신년사에 언급된 '대표단'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올림픽 선수단과 남북회담 당국자)두 가지 의미가 다 있지 않겠나"라며 "선수단을 생각하는게 우선이겠지만, 다른 의미도 당연히 포함될 수 있다. 북한도 단순히 선수단만 파견하는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를 (하자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 사안에 대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 향후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 여부 등에 대해서는 "오늘 입장을 냈으니 그런 문제는 앞으로 우리 입장에 대해 북한과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 가면서 전체적으로 조율해 나갈 문제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만 했다. 실무 접촉 등 대화 제의를 한국에서 먼저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좀 보자"며 "신중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만 했다.

특사 파견 여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입을 굳게 닫았다. 단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 직접 채널이 사라진 단계이지만 미국·중국이나 국제기구를 통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될 수 있는 게 있다"며 "이제부터 국면이 진전된다면 그런 간접적 라인보다는 조금 더 직접적 라인이 개설될 것이다. 그게 남북관계 개선 아니겠나"라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청와대는 "오늘 (북의) 신년사에 포함된 제안과 우리의 답변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미사일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때문에 오늘 대화 제안과 응답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물꼬가 트이기를 소망한다"며 긍정적 태도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통한 압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도 국면 전환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핵 단추' 등 대미 위협이 있었던 데 대해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2가지(대결과 대화)를 다 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 것"이라며 "오늘은 출발의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신중한 환영의 입장을 낸 것"이라고 했다.

군사훈련 중단 등 북한이 대화 재개의 조건을 내건 데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의 신년사는) 단서가 있든 없든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 시그널"이라며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2017년 연말까지 지렛대(레버리지)를 최대한 높여 높고 새해부터는 그것을 기반으로 대화 국면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예상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며 "저희가 예상을 하고 있었고, 예측대로 새해부터 새로운 국면의 시그널이 온 것은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큰 흐름을 잘 읽고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편 북한의 대화 제의가 나옴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연기 입장 발표가 임박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북한의 시그널 변화가 있다면 대응 시그널이 가야 한다. 그렇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한미 간 좋은 시그널이 이어지는 국면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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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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