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세포위원장 대회 개최 소식을 보도하며 김정은을 비롯한 당 최고위 간부들이 주석단에 앉아 있는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여기서 김여정은 주석단 맨 앞줄, 주석단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김정은을 기준으로 오른쪽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여정이 북한의 각종 대규모 행사에서 주석단 뒤편을 오가며 행사 진행 등을 챙기거나, 청중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북한 매체에 여러 번 노출됐다. 그러나 주석단의 일원으로 착석한 모습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정은과 김여정 사이에는 최룡해·김평해·오수용·박태성 당 부위원장이 앉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행사와 관련해 "김정은 동지를 위시하여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이 조선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를 지도하기 위하여 주석단에 등단하였다"며 "또한 중앙과 도의 당 책임일꾼들도 함께 등단하였다"고 언급했다.
정무국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당 부부장인 김여정은 '중앙과 도의 당 책임일꾼' 자격으로 주석단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이 주석단에 앉은 것은 지난 10월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며 높아진 그의 정치적 위상을 반영하는 장면이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린 뒤 17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며 고속 승진한 바 있다.
북한 매체에 널리 보도되는 주석단에 오른 것은 그의 이런 정치적 위상을 '공식화'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당의 최말단 기층조직을 이끄는 당 세포위원장들 앞에서 김여정의 이런 위상을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에게도 전파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세포는 5∼30명으로 구성되는 노동당의 최말단 조직으로, 세포위원장은 이 조직의 책임자를 의미한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주석단에 식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최근의 위상, 앞으로의 동향 등에 대해서 유의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선중앙TV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벤츠 차량에서 내려 대회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차량 문을 열어주는 등 일종의 '의전'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룡해의 입장 장면은 다른 당 부위원장들이 차례로 회의장에 들어간 뒤 나왔다.
이는 10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 당 부장 자리를 추가로 맡으며 명실상부한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의 입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이날 중앙TV에는 김정은이 벤츠 리무진 차량을 타고 대회장에 도착하는 장면도 나왔는데, 최룡해를 비롯한 다른 당 부위원장들도 벤츠 차량을 타고 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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