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래고기 검사 해외연수…경찰 수사 난항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검찰의 수사 방해" 의혹 제기

울산 경찰이 '고래고기 환부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조사 대상인 당시 담당 검사가 1년간 해외연수를 떠나 검찰의 '제 식구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울산 경찰이 지난해 4월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해 유통한 일당을 검거하면서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 27t(시가 40억 원) 가운데 21t을 검찰이 한 달 뒤 불법 포경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것이 드러나 불거졌다.

고래고기의 불법·적법 여부를 가릴 근거가 되는 고래연구소의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검찰이 고기를 돌려줘 더 논란이 됐다.

사건이 불거진 지난 9월 울산지검 측은 "불법성 여부를 명확하게 입증할 수 없는 사유물을 압수 상태로 둘 수 없어 돌려줬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고래고기를 압수할 때 불법 유통 정황이 짙었다"며 이를 내사하던 중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담당 검사를 고발하면서 지난해 9월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일 담당 검사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지만 담당 검사는 이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고 18일 해외 연수를 떠났다.

서면 질의서 내용은 '고래연구소 DNA 결과가 나오기 전 고래고기를 돌려준 이유', '적법·불법 여부를 추가 조사했는지 여부',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면 왜 환부 판단을 했는지',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개인의 판단이었는지' 등이다.

이에 대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고래고기 환부 사건이 울산 검찰의 수사 방해로 진실 규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포경업자가 선임한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부당한 전관예우가 없었는지, 작년 울산 고래 축제를 앞두고 급하게 이뤄진 고래고기 환부과정에서 검사가 받은 뇌물은 없는지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적폐와 사회악을 뿌리 뽑아야 할 검찰이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는 듯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해당 검사는 경찰의 조사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캐나다로 1년간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한 것도 충격이다. 검찰이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자 하는 의도로 검사를 급하게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조차 지우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도적인 답변 거부, 담당 검사에 대한 해외 빼돌리기 등 울산 검찰의 수사 방해가 도를 넘고 있다. 울산 검찰은 이 사건을 명명백백히 수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있다"며 "울산 검찰의 고래고기 수사 방해를 규탄하며 검찰이 해당 검사에 대한 해외연수를 즉각 취소하고 고래고기 무단 환부 혐의에 대해 성실하게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검사가 해외연수 중이라도 이메일 조사와 출석 요구서를 보내는 등 수사를 끝까지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측은 "전관예우를 비롯한 각종 의혹은 해당 검사 해명 없이는 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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