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가서도 두 쪽 난 국민의당

호남 찾아서도 바른정당과 '통합' 불가피성 강조한 안철수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10일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출발 선에 서 있다가 한 중년 여성이 던진 계란에 오른쪽 어깨를 맞았다. 박 전 대표는 계란을 맞은 부위를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괜찮다, 내가 맞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출발 버튼을 누르는 대열에 서 있는 순간 한 여성분이 달걀을 제 얼굴에 투척하였으나 저는 아무런 상처도 없고 달걀을 닦아내고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그 여성분은 투척 후 저에게 '박지원씨를 평소 존경했지만 최근 너무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과 '비자금' 운운 했다지만 구체적 내용은 현재 그 분이 목포경찰서에서 조사 중이기에 파악치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그분은 광주 안철수연대 팬클럽 회장이라 합니다"라고 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여성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라톤 대회에서는 또한 안철수 대표 지지파와 반대파가 서로 고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안 대표 반대파로 보이는 한 남성은 "간신배 같은 사람, 안철수는 물러나라. 김대중 선생님을 욕 먹이는 것이다"고 외쳤고, 한 여성은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간신배 박지원은 물러나라"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여성이 박 전 대표에게 계란을 던진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당 내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특히 최근 안철수 대표 측 인사인 박주원 최고위원이 2008년 'DJ 비자금' 허위 제보의 장본인으로 지목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9일 사정 당국 관계자가 "주성영 당시 의원이 200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DJ 비자금 100억 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의혹을 제기한 후 검찰 조사를 받으며 '2006년 초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정보관을 퇴직한) 박주원 씨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서 밤에 강남에 있는 그의 개인사무실로 가서 박스에 담겨 있는 많은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후속 보도했다.

안 대표는 마라톤 대회 전날인 9일 오후 전남 무안의 전남도당 당사에서 열린 지역 당원 간담회에서 "(박주원 의원의 DJ 비자금 허위 제보 의혹에)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 있는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헌 당규가 허용하는 가장 신속하고 단호한 조처를 내리기로 했고 진실이 규명되는 대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박지원 전 대표는 "저는 최근 자랑스러운 김대중 대통령을 자꾸 험구, 비난하는 만행에 앞장서 싸우고 있다"며 "박주원 최고위원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호남 찾아서도 바른정당과 '통합' 불가피성 강조한 안철수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안 대표 면전에서 "저는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이 자리에 모이신 당원 여러분, 도의원, 시의원,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시려는 분들께서 오늘 안철수 대표에게 어떠한 민심을 들어야 하는지 충분히 전하는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사실상 경고를 날렸다.

그러나 안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3등만 계속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2등, 더 나아가 1등이 될 비전과 포부를 가져야 하지만 외연 확대 방법이 많지 않다"고 바른정당과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등만 계속하면 사라진다'는 말은, 안 대표의 '다당제' 소신과 다소 배치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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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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