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핵 프로그램 뒤로 돌려야 협상"

북한, 러시아 대표단에 "핵 보유국 인정해야 협상"

북한이 자신들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 국무부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뒤로 돌릴' 준비를 한 뒤에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이 3일(이하 현지 시각) "북한이 현 수준에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애덤스 대변인이 "현시점에서 북한이 신뢰할만한 비핵화 대화에 대한 의지나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전혀 볼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를 뒤로 돌릴 계획을 갖고 대화 테이블로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비타리 파쉰 하원 의원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북한이 핵 협상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만 협상에 나가겠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밝혔다.

파쉰 의원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핵 보유국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제 미국과 협상을 벌일 준비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알렉세이 체파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제재 하에서 북한은 100년은 더 살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국제적 제재가 북한에 겁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체파 부위원장은 <타스통신>에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의 화성-15형 발사를 비난하는 입장을 전했지만 북한 대표들은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과 힘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발사 시험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이 협박 및 도발적인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체파 부위원장은 "북한은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참여해주길 요청했다. 북한은 러시아 없이 주요 국제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애덤스 대변인은 방송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중국 혹은 러시아에 남아있다"면서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로 보이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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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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