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에 "안일한 대응 믿기지 않아"

김영춘 해수부장관 사과문… 야당 "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

세월호 선체에서 유골이 발견됐으나 정부가 이를 닷새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손목뼈 한 점을 수습하고도 이를 희생자 가족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고의 은폐 의혹에 휘말렸다.

문 대통령은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들께 한점 의혹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사과문을 내고 "11월 17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그동안 선체에서 수거된 반출물 세척 과정에서 1차 현장 감식 결과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하고도 뒤늦게 선체조사위원회(11.21)와 미수습자 가족들(11.21)에게 알리고, 22일에야 국과수에 DNA 감식을 요청한 바 있다"고 인정했다.

김 장관은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도 즉각적인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백해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낸 세월호 유가족에게 더 이상 고통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8일 영결식을 치른 것을 감안하면 고의적 은폐인지 여부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야당은 일제히 정부 책임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금 세간에는 유가족의 요구가 커질까 봐 은폐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소문이 더 증폭되기 전에 빠른 진상규명과 국민들이 용서할 때까지 사과하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철저히 문책하라"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적폐청산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정부 당국은 즉각 이같은 은폐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하며 법적 위반 소지가 있다면 낱낱이 밝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나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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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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