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 최악의 루저" 맹비난한 까닭은?

NYT "러시아, 작년 푸틴-트럼프 만남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대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간 갈등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전 장관을 "역대 최악의 루저(패배자)"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사기꾼에 역대 최악의 패배자라면서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이건 오히려 공화당에게 매우 좋은 일"이라며 "당신의 삶에나 충실해라. 그리고 3년 뒤에 재도전하라"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선과 관련한 클린턴 전 장관의 인터뷰로부터 촉발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17일 미국 매체인 <마더 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의 합법성과 관련한 많은 의문이 있다"며 정권의 정통성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한 것이 "그 결과를 낳게 한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면서 "러시아가 잘못된 정보를 선거 운동에 매우 성공적으로 사용했다. 이것은 단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선거) 결과도 결정지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다루고 있는 특별 검사 수사로 지지율 하락 및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선 당시 경쟁 상대였던 클린턴 전 장관이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의 국면을 전환하고자 클린턴 전 장관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 우라늄 생산의 약 20%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클린턴재단이 후원금을 기부받았다면서, 사법 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 인사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중에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간 비밀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의 유력 정치인이자 금융인인 알렉산드르 토르쉰은 지난해 5월 기독교 계의 한 인사를 통해 트럼프 측에 푸틴 대통령과 비밀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신문은 이 회동의 제안이 이메일로 이뤄졌고, 해당 이메일이 '러시아 커넥션'을 조사하고 있는 미국 상원에도 제출됐다면서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를 통해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신문은 이 제안이 무산된 이후 한 달 뒤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가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다면서, 푸틴과 트럼프의 회동이 무산되자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주니어를 통해 트럼프 캠프 측과 접선을 시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문은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정부 측 변호사가 만난 자리에 쿠슈너도 함께 있었다면서, 쿠슈너가 '러시아 커넥션'과 관련한 핵심 내용을 은폐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슈너는 푸틴과 트럼프의 회동을 추진했던 이메일을 미국 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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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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