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사면권' 이용해 러시아 커넥션 덮기?

일 안풀려 열받은 트럼프, 트위터 메시지 10개 쏟아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 메시지 10개를 쏟아내며 이른바 '러시아 커넥션'을 비롯, 현 정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 커넥션과 관련,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22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에 "미국 대통령이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유일한 범죄는 '비밀의 누설'인 상황에서 그것(사면)을 생각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밝혔다.

'러시아 커넥션'은 트럼프 캠프의 상당수 인사가 대선 기간 중 러시아와 내통했고, 이에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럴드 쿠슈너를 비롯해 최근에는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까지 이에 연계돼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사면을 언급한 것은 이들의 범죄 행위가 명백히 드러나더라도 사면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24일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미국 의회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비공개 증언을 앞두고 있고 26일엔 쿠슈너 고문과 트럼프 주니어가 상원 법사위에 증언하기로 되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언급은 다분히 이러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을 비롯한 측근들을 사면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냄으로써 특검의 수사를 제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러시아 커넥션에서 본인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측근과 가족들을 사면한다면 적잖은 정치적 부담을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탄핵 여론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사면에 대한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가족과 측근의 사면이 현실화될 경우 안그래도 '사법 방해' 라는 혐의로 탄핵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혐의를 스스로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남긴 트위터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그럼에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트럼프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트위터 메시지는 가족 및 측근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 대한 사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누구도 스스로에게 사면권을 행사한 바가 없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확실한 답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본인의 사건에 스스로 재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규정"이라는 법무부의 의견을 인용한 바 있다. 하지만 헌법이 대통령의 '셀프 사면'을 금지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대통령이 스스로를 사면한다면 '권력 남용'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또 위헌 논란과 이에 따른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법대 교수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을 사면한다면 자신은 사법방해 혐의를 덮어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사면을 한다면 합헌성 등을 놓고 논란이 커질 것이며 위헌 소송이 제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다른 트위터 메시지에서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트럼프케어'(건강보험 조정 개선법안)가 상원에서 무산된 것과 관련 "오바마 케어는 죽었다. 민주당은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고 투표도 하지 않은 채 방해만 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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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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