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발언' 자제 트럼프 "북한과 협상 움직임 있다"

코리아 패싱 논란에는 "한국 매우 중요한 국가, 우회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미 양자 협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및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우려됐던 '돌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교적 전략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성공인지 아닌지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지금 카드를 다 보여줄 수는 없다"며 군사적 조치보다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지금 이(한반도) 주변에는 항공모함이 3척이 있고 핵잠수함 역시 배치돼있다. 이런 식의 힘을 과시한 적은 없었다"며 군사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서 우리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북한 주민들과 전 세계 시민들에게 좋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움직임이 있다"고 답해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모종의 조치가 있음을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1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가 "시간 낭비"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인 조치 외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모든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해야 하고 북한과 교역‧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점점 위험해지고 있는 적성 체제에 다른 국가들이 도움을 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기존 전략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은 전 세계적인 위협이다. 이에 대한 전 세계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책임 있는 모든 국가들이 북한 체제에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내라고 촉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일 시 주석을 중국에서 만나는데 (북한 압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도 그렇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게 하기 위해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한다는 기존의 전략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고 있다. 그것이 효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중국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에 동참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고 있는데 이 역시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북한 도발 중단시키고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제제와 압박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언젠가 국면이 전환되면 그 때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해서 한국과 미국 간 보다 긴밀한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고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과도 우애 관계를 만들었는데 이분들을 실망시키게 하고 싶지 않고 실망하고 싶지도 않다"며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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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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